한미 경영권 분쟁 향배는···임종윤, '대주주 5인 경영공동체 결성' 제안

2024-08-07 17:35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대주주 5인 경영공동체 결성'을 제안했다.

임종윤 이사가 최근 다른 대주주에게 제안한 초안에 따르면 자신과 동생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모친 송영숙 회장, 누이 임주현 부회장 등 가족과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포함한 5인으로 '대주주 경영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초안을 보면 이들 대주주 경영공동체는 회사 자본구조의 변경이나 합병, 인수 및 매각, 고위 경영진 임명·해임 등 회사 중대한 업무 집행에 있어 통일된 의결권 행사가 목적이다. 공동체 내부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와 동일한 지분율 비례 투표 방식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디지털 방식 등으로 안건 상정 5일 안에 결정하자고 했다. 또 참여 대주주가 회사 주식을 매도할 때는 다른 참여 주주에게 우선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도 제안했다.

임 이사의 이번 제안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이 지난달 초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체결하며 '3인 연합'을 결성하고 이후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려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임 이사는 경영공동체 구성을 선언하면서 "경영공동체 협의서를 통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의 시장 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특별결의, 정관변경 등 중요한 내용에 대해 신속한 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선 임 이사의 이번 제안을 다른 대주주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송 회장과 신 회장 등 3인 연합이 의결권 공동행사를 약정한 만큼 이와 다른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하려면 3인 연합의 의사가 모아져야 한다.

하지만 3인 연합의 일원인 임 부회장이 앞서 지난 3월 임종윤 이사를 상대로 대여금 266억원을 반환하라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낸 가압류 신청이 지난달 말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는 등 갈등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