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확대한다더니"... 사업승인 16년만에 인천 경서지구 공공임대주택 '좌초'
2024-08-07 18:03
공공임대 사업 취소·연기 잇따라…서민 주거불안↑
인천 서구 경서지구에 조성될 예정이던 국민임대주택 건설사업이 공사비 등 수익성 악화 문제로 전면 백지화됐다. 정부가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확충에 나서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사업 취소와 지연 등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인천도시공사(IH) 등에 따르면 인천 경서지구에 들어설 예정이던 국민임대주택단지 B2블록 공공주택 건설사업계획 승인이 지난 1일 취소됐다. 인천 서구 경서동 일원 대지면적 2만9747㎡에 750가구, 주택면적 60㎡ 이하 공공임대주택을 조성하려던 사업이다.
2006년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처음 지정된 경서 B2블록은 2008년 국민임대주택 건립에 대한 사업계획승인을 받았지만 수익성 문제와 관계기관, 주민 갈등 등으로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사업승인 이후 16년 만에 결국 백지화됐다.
인천도시공사 측은 "임대주택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급증하면서 손실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사업 수지가 맞지 않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해당 사업을 국민임대주택이 아닌 통합공공임대사업으로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합공공임대로 추진하려면 투자 타당성 검토 등 처음부터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해 현재로선 주택 공급 시점은 물론 공급 가능 여부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2019년 1월 사업계획이 승인된 경기 양주회천 A7블록 국민임대주택(781가구)은 사업 종료 시기가 당초 2022년 12월에서 2028년 12월로 6년 연장됐다가 이달 2일 결국 사업이 취소됐다. LH는 해당 택지를 최근 민간업체에 매각했다. 경기 남양주진접2 A-9블록은 올 6월까지 국민임대주택(314가구)과 행복주택(252가구)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사업 종료 시점이 2028년 6월로 당초 계획보다 4년 미뤄졌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달 발표한 2023회계연도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 목표(인허가 기준)는 3만5000가구였지만 실제 공급량은 82.9%인 2만9000가구에 그쳤다. LH가 공급하는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은 지난해 기준 사업 승인 후 미착공 물량이 4만4777가구에 달한다. 이 중 사업승인일 이후 3년이 지난 장기 미착공 물량은 전체 중 60%에 달한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 임대주택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될수록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서민 주거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공공임대주택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려면 정부가 예산을 늘리고 국회 등에서 공공기관 공급 실적을 꾸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