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해리스, '흙수저' 밴스에 '동네 아재' 월즈로 맞불…韓·中과 인연도

2024-08-07 17:27
중서부 및 러스트벨트 공략 목적
트럼프 공격수로도 명성
2019년 주지사로 서울 방문 경험
중국서 영어 가르치는 등 중국 경험 풍부
트럼프 측은 '친중'이라고 공격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이 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60)를 택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서부 러스트벨트(쇠락 공업 지대) 공략을 위해 '흙수저' J. D. 밴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택하자 해리스는 '서민 친화적' 이미지로 정평이 난 백인 남성 월즈를 내세워 이들 지역 공략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네브래스카의 작은 시골 마을 출신인 월즈는 주립대 졸업 후 인근 고등학교에서 교사와 미식축구 코치로 근무했다. 이후 비상임 주방위군으로 24년간 복무한 '군필자' 월즈는 2007년부터 2019년까지 미네소타에서 하원의원을 지낸 후 2019년부터는 미네소타 주지사를 맡고 있다. 

흰머리에 이마가 훤히 드러난 동네 아저씨 같은 친화적 모습인 월즈는 짙은 중서부 억양과 쾌활한 이미지 덕분에 진보 진영에서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많은 민주당원들은 월즈의 이력과 의사 소통 스타일이 중서부 지역과, 펜실베이니아를 포함한 러스트벨트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트럼프가 러스트벨트 공략을 위해 역시 중서부 출신인 밴스를 선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해리스가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시 셔피로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도박수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한 월즈는 트럼프 공격수로도 명성을 올리고 있다. 월즈는 최근 MSNBC 등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와 밴스를 '소름끼친다' '이상하다'고 평가하며 색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전에 트럼프를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공격한 것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며 이러한 발언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젊은 층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월즈는 한국·중국과도 인연이 닿아 있다. 월즈는 러닝메이트 지명 직후 유세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버지 권유로 17살에 입대했다. 24년간 자랑스럽게 복무했고, 군의 지원을 받아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원의원이었던 2011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했고, 2019년에는 주지사로 한국과 경제협력을 논의하고자 서울을 찾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인연은 더 깊다. 월즈는 1989년 학사 학위 취득 직후 하버드대 프로그램 월드티치(WorldTeach)에 참여해 1년 동안 중국 광저우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초대 주중 대사 격인 베이징연락사무소장을 지녔던 조지 H. W. 부시 이후 중국 거주 경험이 있는 최초의 부통령 후보라고 짚었다.

1994년 동료 교사인 그웬 위플과 결혼한 뒤에는 함께 교육여행 회사를 설립했고, 2003년까지 거의 매해 여름 미국 학생들을 위한 중국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월즈는 지금도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이 된 후 월즈는 중국 인권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그는 하원의원 재직 당시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CECC) 위원으로 활동했다. 2018년에는 티베트 분리 독립을 주장하다 중국에서 추방된 티베트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만난 후 “인생을 바꾸는 점심을 먹었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과거 그의 중국 관련 발언도 화제다. 월즈는 1990년 중국에서 교사로 활동한 직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그들에게 적절한 지도자가 있다면 그들이 이룰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없을 것이다. 정말 친절하고 관대하고 유능한 사람들”이라며 중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16년에는 “나는 중국과 반드시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축에 속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남중국해와 관련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취해야 하지만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대중국 정책에 균형을 잘 맞출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반면 공화당 측은 벌써부터 월즈의 중국 이력을 공격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사로 알려진 리처드 그레넬 전 주일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공산주의 중국은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로 월즈를 지목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자 월즈보다 더 친중국적인 사람은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