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까지 27분"… 별내선 개통 앞둔 남양주·구리 집값 '들썩'
2024-08-07 18:03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노선인 별내선 개통을 앞두고 수혜 지역으로 거론되는 경기 남양주, 구리시 등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를 타고 경기 지역으로도 매수 수요가 옮겨붙고 있는 데다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7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별내선 장자호수공원역 인근 구리 교문동 '교문대우' 전용 99㎡가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직전 거래가인 6억3000만원(2019년 12월)보다 2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 3월 8억원에 매매거래됐던 구리역 인근 인창동 '삼보' 전용 101㎡는 지난달 9일 8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들 단지의 집값 상승 흐름은 별내선 개통 효과에 힘입은 것으로 관측된다. 지하철 8호선 종점을 기존 암사역에서 경춘선 별내역까지 총 12.9㎞ 연장하는 별내선은 9일 개통되며 10일 정식 운행을 앞두고 있다.
기존에는 별내에서 잠실까지 환승을 포함해 44분 소요됐으나 이번 별내선 개통으로 27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새로 생기는 별내선 역사는 암사역사공원역, 장자호수공원역, 구리역, 동구릉역, 다산역, 별내역 등 총 6곳이다. 특히 구리에는 장자호수공원역, 구리역, 동구릉역 등 총 3개 역이 들어서면서 인근 지역 교통망과 서울 접근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다.
별내선 노선이 지나는 다산신도시와 별내신도시 집값도 오름세다. 다산역 인근 남양주 다산동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전용 104㎡는 지난달 13일 신고가인 12억5000만원에 매매됐고, 같은 단지 전용 84㎡는 지난 6월 10억7500만원에 손바뀜돼 지난해 9월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
인근 '다산자이폴라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8억9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산푸르지오'도 전용 51㎡과 전용 59㎡가 지난달 각각 5억9800만원, 6억7200만원으로 직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기존 경춘선과 함께 더블 역세권으로 변모하는 별내역 인근 단지도 비슷한 분위기다. 남양주시 별내동 '별내자이더스타' 전용 99㎡는 지난달 1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인근 '별내역 우미린 더퍼스트' 전용 118㎡는 지난 5월(8억2000만원) 이후 거래 내역이 없지만 현재 호가가 10억5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구리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1~6월) 425건에서 올해 같은 기간 654건으로 54% 늘었고, 남양주시는 2300건에서 3000건으로 30% 증가했다.
별내동 공인중개사는 "서울 지역 매매가 급증하며 가격이 오르다 보니 호재가 있는 경기도까지 수요가 넘어온 것 같다"며 "최근 별내와 다산, 갈매, 구리 쪽 일대에서 매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 일대는 향후 대형 교통 호재가 추가로 예정돼 있다. 경기도 마석에서 남양주 별내~청량리역~서울역~인천 송도를 잇는 80.1㎞에 이르는 GTX-B 노선도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3월 착공했다. 개통되면 서울 주요 도심까지 30분 안에 갈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GTX-D·E·F 신설 노선에도 남양주(왕숙2, 팔당, 덕소)가 모두 포함됐고, 경기도가 제안한 GTX 플러스G 노선안에도 남양주 별내 지역이 들어간다.
다만 별내선 개통 이후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추세를 따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별내선 개통에 따른 가격 상승이 선반영돼 상승 폭이 커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앞서 GTX 개통 구간도 역과 거리 등에 따라 단지별로 온도 차가 있었기에 이곳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