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황] 충격과 공포의 '블랙 먼데이'… 코스피, 2400선 추락에 CB 발동

2024-08-05 16:17
"美 경기침체 공포심리가 수급 악화로 이어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에 글로벌 유동성 위축"

[사진=아주경제DB]
미국발(發) 경기침체가 국내 증시에 극강의 충격을 전했다. 코스피지수는 산출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도 10% 넘게 급락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34.86포인트(8.77%) 하락한 2441.61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가 하루 만에 230포인트 이상 떨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지수는 2611.30으로 개장한 직후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에 밀려 바로 2500대로 내려앉았다. 계속되는 패닉셀에 장 중 단 한 차례 오름세도 없이 지수가 하락하자 오전 11시를 기해 올해 처음으로 사이드카가 발동, 5분 간 지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수 하락세가 잡힐 줄 모르면서 지수는 오후 1시 2500선 밑으로 내려왔다. 올해 1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2400대에 접어든 것이다.
 
이후에도 지수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오후 2시 14분부터 2시 34분까지 20분 동안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발동됐다. 마찬가지로 올해 처음이면서 역대 6번째다.
 
직전 매매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채 1분간 지속될 경우에만 발동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점을 감안하면 지수 하방 압력이 얼마나 극심했는지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스닥지수는 코로나19 시국인 2020년 3월 19일 이후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88.05포인트(11.30%) 떨어진 691.2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600포인트 대에 형성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573일 만에 처음이다.
 
지수는 이날 13.76포인트(1.77%) 내린 765.57로 출발했지만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개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그러면서 오후 1시 5분 코스닥15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인 1304.00 대비 6.01% 떨어진 1225.60, 코스닥150지수(현물)는 1297.27에서 6.23% 하락한 1216.40을 기록하며 올해 첫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 해제 이후에도 낙폭이 확대되면서 오후 1시 56분부터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됐다. 마찬가지로 올해 처음이자 역대 열 번째로 코스닥지수가 전일 종가 779.33에서 716.53으로 62.80포인트(-8.05%) 하락하면서 발동됐다.
 
다만, 변동성 완화 장치 발동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 37분 700대를 내주고 600선으로 떨어지면서 두 자릿수 퍼센티지 하락폭을 기록한 채 이날 거래를 종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공포심리가 수급 악화로 이어지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을 파랗게 질리게 만들고 있다"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 속에 미국 경기침체 공포심리는 엔화 강세를 더욱 자극하고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증폭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증시 급락에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과 함께 합동 콘퍼런스 및 발표를 가진 데 이어 6일 유관기관과 함께 '리스크 점검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가 많이 내렸지만 심각한 단계라기보다 시장의 심리적인 안정이 더 중요하다"며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고 필요시 컨틴전시플랜(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긴밀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