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2024] 실력, 인성, 바나나까지…신유빈, 일본서도 높은 관심

2024-08-05 11:23
日 중계진 "어린 나이지만 인간미, 기술 뛰어나"
日매체 "별명 삐약이...바나나 즐겨 먹어"

한국 여자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신유빈(20·대한항공)이 3일(한국시간)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게 패했지만 그의 실력과 인성에 일본 현지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실력 면에서 신유빈은 세계 랭킹 5위이자 일본 여자 탁구 1인자인 하야타와 비등한 면모를 보여줬다. 신유빈은 하야타와의 전적이 4전 4패로 열세가 점쳐졌지만 이날 1게임을 먼저 따내며 기선을 제압하기도 했다.

비록 하야타가 북한 편송경과의 8강 경기에서 왼쪽 손목에 부상을 입은 채 출전해 온전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신유빈은 하야타와 치열한 접전 끝에 아쉽게 석패했다. 

신유빈은 경기 직후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미소지으며 하야타에게 다가가 포옹하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관중들에 대한 예의도 갖추었다. 코트를 한 바퀴 돌면서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관중들도 신유빈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를 중계한 일본 민영방송 NNN의 중계진은 이러한 신유빈을 높이 평가했다. 경기 해설을 맡았던 후지이 히로코는 "본인이 졌음에도 '축하한다'며 (하야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신유빈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며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종합력, 기술뿐만 아니라 싸우는 방식도 예전에 견줘 더 깊이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닛칸스포츠는 4일 "한국의 '히나'가 일본의 히나에 져 동메달을 놓쳤다"고 전했다. 하야타 히나가 일본에서 뛰어난 실력과 귀여운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빗대어 신유빈을 '한국의 히나'로 표현한 것이다.

닛칸스포츠는 "신유빈은 한국에서 아이돌급 인기"라고 전하며 그가 점수를 딸 때마다 '꺄악' 하고 지르는 소리 등 특징을 소개했다. 또한 신유빈이 경기 도중 바나나를 먹는 모습이 중계된 점을 들어 "(신유빈이) 바나나를 즐겨 먹는다. 경기 중에도 맛있게 먹는 모습이 화제였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신유빈이 "귀여운 몸짓과 외모로 삐약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도 "승리의 순간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하야타에게 신유빈이 다가와 웃는 얼굴로 포옹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천재 탁구 소녀도 메달을 놓쳐 속상했겠지만 미소로 하야타를 축복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일본 네티즌의 반응을 소개하며 "메달은 놓쳤지만 미소로 하야타를 축복한 행동은 일본 탁구 팬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신유빈의 매력에 빠진 팬이 늘어날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실제 경기 직후 인터넷상에서는 신유빈에 대해 일본 탁구 팬들뿐 아니라 탁구 선수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2021 도쿄올림픽 혼합 복식 금메달리스트이자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토 미마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두 선수가 많은 긴장감 속에서 열심히 했고, 마지막 한국 선수의 포옹에는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메달을 놓쳤는데도 불구하고 하야타에 대한 행동은 감동적"이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아직 20세인데도 실력과 예의를 갖춘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