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리더십 전쟁-①] SKT 유영상 "통신사에서 AI컴퍼니로 체질 개선"

2024-08-04 15:05
"AIDC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해 AI로 수익 낼 것"
AI피라미드 전략 구체화…2028년 매출 25조원
AI 투자 비중↑…AI 고객센터·에이닷 등 강화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5일 오전 을지로 SKT본사 T타워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AI 사업 전략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OI) 방안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했다.

"이제는 인공지능(AI)으로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시기다. AI 데이터센터(DC)를 비롯한 AI 신성장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통신 사업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AI컴퍼니로 나아가기 위해 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유 CEO는 이를 위해 △통신과 AI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집중 △통신과 AI 경쟁력 동시 강화 △유연하고 단단한 기업문화 조성 등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SKT는 글로벌 AI 컴퍼니로 나아가기 위해 지난 3년간 AI 피라미드 전략을 구체화했다. AI 피라미드는 △AI 인프라 △AI전환(AIX) △AI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AI 투자 비중을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33%로 확대하고,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협력·투자·합병까지'…SKT 글로벌 AI 컴퍼니로
AI 피라미드 제일 하단인 'AI 인프라'는 SKT의 첨단 기술 역량이 집결돼 있는 핵심 부분이다.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등이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7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대표 주자인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SGH)'와 2억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또 SKT가 설립한 AI 반도체 전문기업인 사피온은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합병을 통해 국내 AI 반도체 대표 기업으로의 변신을 준비중이다. 양측은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할 계획이고, 경영은 리벨리온이 담당한다. 

멀티 LLM 전략 강화를 위한 투자 속도도 높이고 있다. 지난 2023년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앤트로픽은 LLM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미국 생성 AI 기업으로, 오픈AI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유망한 스타트업이다. 최근에는 구글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 생성 AI 검색엔진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에 1000만 달러(약 140억원)를 투자하고, 생성 AI 검색엔진 사업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이치텔레콤, e&, 싱텔, 소프트뱅크 등 여러 외국 통신사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통신사 특화 LLM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회원사는 모두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통신사로 이들 기업이 보유한 전 세계 가입자만 13억명에 달한다. 목표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것이다.
 
통신에 AI 기술 더하다…AI 고객센터·에이닷 등 강화
유 대표는 이렇게 축적한 AI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해 통신 산업은 물론 타 산업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본업인 통신을 효율화하고 AI 기술을 확장하는 AIX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회사의 코어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도심항공교통(UAM), 엑스칼리버, AI 고객센터(AICC) 등이 있다.

특히 AICC는 기존 컨택센터에 AI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고객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음성인식 기술', 고객의 간단한 요청을 자동 응답하는 'AI챗봇·콜봇', 고객 문의에 대한 최적의 답변을 제공하는 기술, 상담 이후 대화 내용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기술 등이 적용된다. 향후 30% 이상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현재 금융권과 SK 관계사를 중심으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T는 AI 서비스로 AI 개인비서인 '에이닷'을 선보였다. 지난 2023년 출시 이후 지난 6월 기준 누적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4월 안드로이드 버전 전화 서비스도 론칭했다. 국내에서 검증된 AI 서비스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개인비서를 개발해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한다.

유 대표는 "AI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회사의 체력과 역량을 빠르게 강화할 때인 만큼 본원적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컴퍼니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 체질 개선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