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내리는데 대출금리는 왜 오를까…은행 창구 혼돈
2024-08-04 14:57
銀 수신 금리 일괄 인하…가계대출 7조 급증에 주담대 금리는↑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낮추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장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시장금리는 내려가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에 대출금리의 인위적인 인상을 주문하고 있는 탓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상당수 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p) 내리기로 했다. 예컨대 ‘국민수퍼 정기예금’ 고정금리는 현재 1.90~2.90%에서 상단이 2.70%로 떨어진다. 예금 상품의 금리를 일괄적으로 조정하는 건 기준금리가 0.50%p 인상됐던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2일부터 3년 이상 수신 상품에 대해 금리를 인하했다. 대표적인 정기예금인 ‘신한S드림정기예금’, ‘쏠편한정기예금’ 등은 금리를 0.05~0.20%p 내렸다. 또 신한S드림적금, 신한S드림기업적금 등 정기적금도 가입 기간에 따라 △3년 0.10%p △4년 0.15%p △5년 0.20%p 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 혼합형 고정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도 올해 초 3.820%에서 지난 2일 3.204%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의 흐름과 반대로 오히려 오르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고정금리는 3.030~5.204%로 2주 전 대비 상단이 0.09%p, 하단이 0.19%p 높아졌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세 차례에 이어 이달 7일에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최대 0.30%p 올랐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상승세를 꺾기 위해 은행에 가산금리 인상을 주문하며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고 있는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수신 상품의 금리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금리는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어 은행이 가산금리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