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핫이슈] 한동훈 '친정 체제' 시작...당 장악 탄력 받나
2024-08-03 07:00
'PK' 서범수 사무총장 이어...'TK' 김상훈 정책위의장 지명
최고위 9인 중 5인 '친한'...'친윤' 신경전서 주도권 선점
최고위 9인 중 5인 '친한'...'친윤' 신경전서 주도권 선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도부 '당3역'(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라인업을 완료했다. 임명직 당직자에 대한 전원 사퇴를 요구한 직후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전임 지도부 대다수가 사의를 표명하며 친정 체제를 구축할 기반을 마련했다.
정책위의장에 'TK' 김상훈 지명...'당3역' 라인업 완성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대구·경북(TK) '4선' 김상훈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지명했다. 임기 1년인 정책위의장은 당헌 당규상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 대표가 임명한다.
김 의원은 19대부터 22대까지 국회에서 내리 당선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간사,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당에서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는 등 '정책통'으로 평가받는다. 최근까지 당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장을 맡아 왔다.
한 대표가 김 의원을 지명한 것은 정 위원장이 사의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실행된 인선이었다. 한 대표는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지도부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에 대해 "결단해준 것을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한 목표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지명한 것에 대해선 "친소관계를 따지지 않는다"며 "김 의원은 저와 개인적으로 가깝거나 우정을 나눌 기회가 없었고 전당대회에서 저를 위해 뛰지 않았다. 정책적으로 대단히 뛰어나고 안정감 있고 정책에 있어 내로라할 분이라는 추천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최고위 9명 중 5명 '친한'...친정체제 돌입
김 의원이 의총 추인을 거쳐 정책위의장으로 정식 임명되면, 최고위원회 구성원 중 의결권을 가진 9명 가운데 5명이 한 대표가 임명했거나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채워진다. 친윤계 인사들과의 물밑 주도권 신경전에서 우위를 선점한 것이다.
김 의원보다 앞서 합류한 서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친한(친한동훈)진영에 합류했다. 사무총장은 당의 재정과 인사권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서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한 대표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당대표께서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당직자들은 일괄 사퇴 의사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당내 친한계와 친윤계 간 일어날 알력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 한 대표 측에서 공식적으로 정 위원장에 대한 사의 요청을 한 것이다. 결국 정 의장은 하루 뒤 '백기'를 들었다. 친한 진영 인사들과의 주도권 다툼을 피하기 위해 한발 물러나 준 모양새가 됐다.
정 의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해 사퇴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임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와 함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잘 이끄셔서 2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 3년 후에 있을 대선에서 꼭 승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표는 최고위 내 정책위의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1명에 대한 임명권이 있다. 사무총장, 사무부총장(전략기획부총장·조직부총장), 당대표비서실장·여의도연구원장·홍보본부장·정무실장(특별보좌역), 대변인단 등에 대한 임면권도 대표에게 있다.
따라서 한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포함해 조직부총장, 전략기획부총장, 여의도연구원장, 대변인 등 임명직 인선 작업을 이어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구성이 완료되면 친한계 인사들로 당의 체질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