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 퇴임…"사법부,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해야"

2024-08-01 14:56
김선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겪는 차별 소외 잘 전달한 대법관 필요"
노정희 "사법부 구성 자체에도 다양성 가치 구현해야"
이동원 "사람이 지배하는 재판되지 않아야"

노정희·김선수·이동원 대법관이 조희대 대법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1일 퇴임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사법부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대법관은 이날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통해 6년간에 대한 소회를 비롯해 저마다 중시했던 가치를 법원에 당부했다. 

먼저 퇴임사에 나선 김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소외를 잘 전달해 올바른 판결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대법관이 각 부에 1명씩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회의 포용력 수준은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받는 대우 수준에 비례한다"며 "그 수준을 높임으로써 사회의 포용력 수준을 높이는 것이 바로 법원의 핵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법관은 "법적 안정성이 유지돼 국민이 예측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평화와 사회질서 확립을 위해 법원이 해야 할 일"이라며 "새로운 해석을 통해 종전에 선언했던 법의 내용을 그와 달리 말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종전 법해석을 믿었던 국민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사회의 법적 안정성을 해하게 된다"고 사법부에 당부했다.


노 대법관은 "사회적으로 첨예한 갈등 속에 형평성을 지키는 게 매우 어려워 치열하게 숙고하고 논의했다"며 "다양한 사회구성원들, 특히 아동, 여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노력했다. 사법부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를 위한 헌법 정신을 모든 업무 수행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사법부 구성 자체에도 다양성의 가치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이 꾸준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간 법조계에서 김선수·노정희 대법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며 이동원 대법관은 중도 내지 중도 보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들은 퇴임 뒤 모두 후학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김 대법관과 노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석좌교수로, 이 대법관은 고려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각각 부임할 예정이다.  

이들 후임으로는 노경필·박영재·이숙연 후보자가 지명됐다. 노경필·박영재 후보자는 인사 청문 보고서가 채택돼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 다만 이숙연 후보자는 자녀의 비상장 주식 등 논란으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