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 티메프 사태 뒷북 대응...셀러 피해 규모 파악도 못 해
2024-07-29 18:52
구 대표, 사태 발생 일주일 만에 공식 입장 표명
큐텐 지분 매각 등 사재 출연해 사태 수습할 것
티메프 피해액 500억? 정부 추산에 한참 모자라
구 대표, 사태 해결 후 사업 지속 의지 드러내기도
큐텐 지분 매각 등 사재 출연해 사태 수습할 것
티메프 피해액 500억? 정부 추산에 한참 모자라
구 대표, 사태 해결 후 사업 지속 의지 드러내기도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위메프 사태 발생 일주일 만인 29일 뒤늦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구 대표는 사태 해결책으로 큐텐 지분 매각과 담보 등을 거론했다. 다만 판매자 피해 규모는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조속한 사태 수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구 대표는 이날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큐텐 지분을 매각하는 등 사재를 출연해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18일 싱가포르에서 급히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태 발생 이후 일주일 동안 두문불출했다. 하지만 소비자·판매자(셀러) 원성이 커지고 구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날 '지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다 보니 입장 표명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구 대표는 소비자 피해 최소화와 사태 확산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산 대금이 물린 판매자들이 자금난으로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만큼 유동성 확보에도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구 대표는 "티몬·위메프가 파악한 고객 피해 규모는 여행 상품을 중심으로 총 500억원 내외로 추산한다"며 "양사는 현장 피해 접수·환불 조치를 실시하고 있으며 큐텐 보유 해외 자금 유입과 큐텐 자산을 비롯해 지분 처분, 담보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판매자 피해 규모 파악은 아직까지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상황이다. 구 대표는 '변수 요인'을 앞세워 "판매자 피해 규모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며 "판매자와 금융권 등 관계 기관과 소통하고 협조 요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두루뭉술한 답변만 내놨다
이어 "제가 가진 재산의 대부분인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이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구 대표의 뒤늦은 입장문과 관련해 여전히 개운치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구 대표가 입장문에서 소비자 피해 규모를 500억원 내외로 추정했으나 금융당국이 파악한 피해 규모는 이를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기준 금융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만도 위메프 565억원(195개사), 티몬 1097억원(750개사) 수준이다. 여기에 6~7월분 미정산분 추가 발생·소비자 환불액까지 더하면 큐텐이 확보해야 하는 자금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티몬 미정산 금액이 최대 7000억원에 달하고, 피해 규모는 최대 1조원대로 예상된다는 티몬 직원이 작성한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이번 사태의 급한 불을 끄고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구 대표는 "2010년 G마켓을 매각한 뒤 큐텐을 설립해 14년간 전심전력으로 사업을 추진했고, 티몬과 위메프 등을 인수해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규모로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며 "최근 미국 위시를 인수해 북미와 유럽 시장을 커버할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사업 추진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큐텐과 저는 여러 가지 난관에도 봉착했고 존폐 기로에 처하는 역경도 여러 번 극복해 왔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더 높이 도전할 기회를 얻고 싶은 솔직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