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율 알에스미디어 팀장 "웹소설 태국어 번역, 아무도 안 해 시작했죠"

2024-07-26 06:00
기온 높은 태국서 공포물 인기...한국과 비슷한 편당 결제 시스템 강점
올해에만 20개 작품 태국어로 번역...2025년엔 30~40개로 확대
콘진원 '케이 스토리 코믹스 인 아메리카' 통해 다양한 미팅 성사

임재율 알에스미디어(RS Media) 글로벌팀 팀장이  2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AC 호텔에서 열린 ‘케이 스토리 코믹스 인 아메리카(K-story&comics in America)’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웹소설 태국어 번역 사업 같은 경우는 아무도 안 하거든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태국에서 어떤 웹소설이 성공할 경우 웹툰, 영화, 드라마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케이(K)-팝, 드라마, 게임을 잇는 케이-콘텐츠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한국 만화·웹툰 산업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하 콘진원)이 2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AC 호텔에서 개최한 ‘케이 스토리 코믹스 인 아메리카(K-story&comics in America)’에는, 국내 주요 만화·웹툰·스토리 기업 14개사가 참여해 글로벌 진출을 방안을 모색했다.

임재율 알에스미디어(RS Media) 글로벌팀 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태국 웹툰·웹소설 시장은 우리나라랑 비슷하게 편당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돼 있는 편이다. 다른 나라와의 구독 시스템과는 다르다”라며 강점을 꼽았다.
 
2014년 설립된 알에스미디어는 웹소설과 웹툰 콘텐츠 제작‧유통 전문기업이다. 원천 지식재산권(IP)라고 할 수 있는 웹소설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300여명의 작가와 함께 작품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소설 179종과 소설과 웹툰 17종을 선보였다.
 
알에스미디어가 최근 가장 중점 두는 부분이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나라별 각기 다른 특징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 팀장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같이 기온이 높은 나라에서는 공포물이 인기가 있다. 영화 ‘파묘’는 매장 문화가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더욱 공감을 샀다”라며 “2년간 준비한 번역 사업을 진행한 후 꾸준히 월판매량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올해에는 20개 작품이 태국어로 번역됐는데, 내년에는 30~40개로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태국에서는 공포물과 함께 로맨스 판타지가 인기가 많다. 임 팀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로맨스의 주요 독자층이 30~40대 여성이지만, 해외에서는 10대들이다. 이런 조사들을 세밀하게 해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재율 알에스미디어(RS Media) 글로벌팀 팀장이  2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AC 호텔에서 열린 ‘케이 스토리 코믹스 인 아메리카(K-story&comics in America)’에서 해외 관계자와 비즈니스 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문체부는 지난 1월 산업 성장기에 발맞춰 만화·웹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만화·웹툰 분야를 국가 중심의 전략적인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만화·웹툰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웹툰에 특화된 번역가를 양성하고 번역 및 감수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하는 ‘(가칭) 번역 지원센터’ 설립을 2025년에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3 웹툰 실태조사에서 ‘해외 진출 시 가장 지원이 필요한 사항’으로 ‘통역 및 번역 지원’이 꼽힌 것을 감안해, 2024년 관련 예산을 전년 6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콘진원은 올해 K-만화·웹툰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미국을 시작으로 주력국가인 일본과 유망국가인 동남아에서 ‘케이 스토리 코믹스 인 아메리카’를 B2C(기업과 개인)까지 확대 개최하며, 잠재국가인 유럽에서는 주요 마켓 참가를 통해 K-만화·웹툰의 수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임 팀장은 “콘진원의 ‘케이 스토리 코믹스 인 아메리카’를 통해 그동안 몰랐던 미국 바이어와 업계 관계자를 만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 3일 동안 미팅 18건을 가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에이전트를 통한 개인 비즈니스도 하고 있는 임 팀장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 하나의 콘텐츠가 잘 되면,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떨어지게 된다”라며 “쉬지 않고 계속해서 해외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콘텐츠의 매력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첫 번째 미팅에서 계약이 체결되지 않더라고, 이후 만남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팀장은 “태국과 미국 독자들의 절반 정도는 전자 기기보다는 종이책을 통해 콘텐츠를 보는 것을 선호한다. 웹툰 마니아들은 소장하는 것을 중시한다”라며 “오디오북, 그래픽 노블, 한국어 학습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콘텐츠를 알리고 싶다. 한국에서만 보기에는 아까운 작품이 너무 많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