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법개정안] 종부세 폐지·유산취득세 도입 무산…희비 갈린 투자자·금투업계
2024-07-25 16:13
기재부는 2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손경식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 세법개정안을 심의·확정했다.
관심을 모았던 종부세 개편은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기지 않았다. 최근 가격 오름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7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30% 상승하면서 18주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2018년 9월 이후 306주 만에 최대치다.
정부는 종부세의 근본적인 개편을 위해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근본적인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컸던 만큼 지방 재정에 미치는 영향, 재산세와의 관계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도 "단기적으로 개정하기보다는 조금 더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던 유산취득세 도입도 제외됐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받은 유산의 규모에 비례해 과세하는 제도다. 정 실장은 "여러 부분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전면적인 개혁이다 보니 당장 세법개정안에는 담지 못했다"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유산취득세로 전환할 수 있도록 조세개혁추진단 등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개정안에 투자자는 '웃음', 금투업계는 '긴장'
자본시장과 관련한 개정안을 두고 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증권가보다는 투자자 이익에 좀 더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는 개인투자자에 한해 배당소득은 분리과세해 주주환원을 제고하는 방안을 내놨다. 아울러 ISA 세제 지원과 한도를 확대해 투자자 연령도 15세까지 낮췄다. 증권업계는 ISA 계좌 만기에 따른 유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신규로 가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밸류업 공시 제도의 경우 상장기업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상장 기업과 관련 밸류업 자율공시 이행, 배당 및 자사주 소각을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세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명시했다. 여기에 조각투자 상품 이익에 한해 배당소득세가 추가되면서 상품 발행사들은 당황하는 눈치다.
문종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경제조사팀장은 "기업이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공시 이행,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시를 이행하지 못했을 시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