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협상 마감 앞두고 유업계·낙농가 '인상 vs 동결' 팽팽

2024-07-25 15:17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매대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우유 원유 가격 인상 폭을 두고 낙농업계와 유업계 간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협상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인상과 동결 사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협상 마감 기한은 오는 30일까지로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지난 6월 11일부터 매주 두 차례씩 원유 기본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우유 원유 가격 인상폭을 논의하고 있다.

첫 회의부터 전날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소위원회 회의를 진행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26일 13번째 협상에 나선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원윳값 인상 여부를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낙농가는 원윳값 인상을, 유업계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낙농가는 사룟값이 오른 만큼 원윳값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낙농용 배합사룟값은 2022년 1kg당 641원이었으나 지난 해에는 4.4% 오른 669원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시간당 자가노동단가도 3.9% 상승했다. 이에 낙농가는 최대 인상폭인 L당 26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소위원회는 보통 지난해 생산비의 0~60%에서 원윳값을 정한다. 

현재 원윳값은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기준 L당 1084원이지만, 협상 이후 최대 L당 1110원으로 오를 수 있다.

반면 유업계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제품 가격 인상과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에는 원윳값이 L당 88원 오르자 유업체들이 우유 제품가격을 최대 6% 올렸다. 특히 원윳값 상승에 따른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진다. 밀크플레이션이란,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정부는 최근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원윳값 인상 폭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자·유업체 협력을 통해 원유 기본 가격을 동결하거나 최소 수준에서 인상하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상 마감 기한은 오는 30일까지다. 이 때까지도 협상에 이르지 못하면 협상 기한을 연장하고 협상이 마무리 될 때까지 원유 가격은 동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