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완승 전 타협없어"…美 신속지원 촉구

2024-07-25 07:47
"민간인 피해는 하마스 탓" 주장
시위대 5000여명 집결 "네타냐후는 제노사이드"
해리스 불참…민주당 의원 일부 '전범' 손팻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서 미국의 신속한 군사 지원을 촉구하며, 반(反)이스라엘 시위대에 ‘이란의 멍청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네타냐후는 이날 오후 2시께 워싱턴 DC의 의사당에서 진행한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하마스와 전쟁을 "문명간 충돌이 아니라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 할 때 우리는 이기고, 그들은 패배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시키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그것이 완전한 승리이며 우리는 그 이하로 타협(settle)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하마스가 항복하고 무장해제하며 인질을 돌려주면 전쟁을 바로 끝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미국의 신속한 군사 지원은 가자지구의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중동 역내에서 확전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반세기의 우정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설 도중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사의를 표했다.
 
그는 또 가자지구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자는 "실질적으로는 없다(practically none)"면서, 하마스가 주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탓에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 정부 당시의 에이브러햄 협정을 거론하면서 이같은 안보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에이브러햄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외교관계를 수립할 수 있도록 중재한 바 있다.
 
네타냐후는 반(反)이스라엘 시위자들을 향해 "강간범과 살인자 편에 서 있다"면서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위대에 "여러분은 공식적으로 이란에 유용한 바보가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네타냐후가 미국 의회 연설을 한 것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며, 생애로는 4번째다.
 
미국 의사당 밖에서는 5000여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휴전을 촉구했다. 그들은 네타냐후 총리를 '전범',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총리'라고 불렀다. 영화배우 수잔 서랜든도 시위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의사당 내에서도 5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네타냐후 연설에 불참하며 항의했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실시 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선거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네타냐후 연설 중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전범' 등의 문구가 쓰인 작은 손팻말을 들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