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 벼랑 끝 카카오..AI 신사업 급브레이크
2024-07-23 09:13
법원 23일 새벽 구속영장 발부...최대 20일간 구속 수사
창사이래 최대 위기...AI 새판짜기·경영쇄신 동력 상실
창사이래 최대 위기...AI 새판짜기·경영쇄신 동력 상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해 주가 시세 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결국 구속됐다. 최근 속도를 내던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하는 신사업 새판 짜기에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시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최대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김 위원장을 상대로 시세 조종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해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올리는데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어떤 불법적인 행위를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해 왔다.
정보기술(IT) 업계는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 그룹 사업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룹 컨트롤 타워인 김 위원장 부재가 AI를 중심으로 하는 신사업 추진에 장애 요소가 된다는 진단이다. 국내외 빅테크들의 생성 AI 서비스 경쟁이 절정에 달한 현시점에서 그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카카오의 AI 사업은 이미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카카오 계열사가 개발해오던 '한국판 챗-GPT' 코(Ko)GPT 2.0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하기로 예고했었으나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반면 국내 플랫폼 경쟁사인 네이버는 진작에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달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하고 투톱 체제로 전환하는 등 신사업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의사결정권 주체인 김 위원장 부재가 길어지는 만큼 신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AI 중심 성장 전략을 흔들림 없이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18일 진행된 그룹협의회에서 카카오 계열사 CEO들은 현재 진행 중인 미래 성장 전략과 경영 쇄신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자고 뜻을 모았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정 대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산하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 카카오 대표는 "엄중한 현실 인식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갈 것"이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 없이 본업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