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김건희 조사 사과 "원칙 안 지켜져…국민과의 약속 지키지 못해"

2024-07-22 09:59
총장 패싱 지적에..."진상 파악해보고 필요한 조치 취할 것"
향후 거취..."국민과 헌법 원칙 지키겠다는 약속 지킨 뒤 고민해 볼 것"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것을 두고 "원칙이 안 지켜졌다"며 국민들께 사과했다.

22일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에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제 책임"이라며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조사 종료를 앞두고 중앙지검이 대검에 통보해 '총장 패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을 두고 "진상을 파악해보고 경위를 파악해본 다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로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이 다 해소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조사 결과에 대해서 상세한 보고를 받아보고 나서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한 문책이 이뤄지느냐는 질문에도 "오늘 중앙지검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는다"며 "진상을 파악해보고 나서 거기에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조계 일각에선 이 총장이 사실상 '패싱'을 당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사의를 표명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저는 지난 2022년 대검 차장으로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일을 시작했다. 오늘이 만 2년 2개월 되는 날"이라며 "2년 2개월이나 검찰총장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또 무슨 미련이 남아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이후 제 거취에 대해서 판단해보도록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0일 김 여사를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의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관해 대면조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실을 이 총장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않고 조사를 시작한 지 10시간가량 지나서야 통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대검 관계자 역시 김 여사 조사에 대해 이 총장을 포함해 대검 간부 누구도 보고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했고, 이 총장이 격노하며 주변에 거취와 관련한 언급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