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매그니피센트 7 광채 잃나…새 주도주 나올까

2024-07-18 10:43
반도체주서 시작된 매도세 기술주 등 전반으로 확산
매그니피센트7 부진, 증시 전반 하락세 가능성
중소형주로 '로테이션' 분석도

[사진=UPI·연합뉴스]

미국 증시를 견인해 온 대표 기술주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이 급락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매그니피센트7의 부진은 주식 시장 전반의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필두로 기술주들이 대거 고꾸라졌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 움직임이 반도체주 매도세를 촉발하면서,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됐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의 반도체 제조업체 모두 압박을 받았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의 주가 하락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약 7%나 급락했다. 네덜란드의 ASML 주가는 10% 넘게 폭락했으며, 일본 도쿄일렉트론은 전날 7.4% 하락한 데 이어 18일 오전 장에서는 10% 급락 중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의 방위에 대한 대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견인하는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세계 경제를 산산조각 낼 수 있다.
 
반도체주에서 시작된 매도세는 기술주 등 시장 전반으로 확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 7은 이날 약 3.5% 밀렸고, 금리인하 기대감에 최근 오름세를 보였던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마저 1.1% 하락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금리인하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시장의 비관론을 지우진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매그니피센트7의 하락세를 상쇄하고도 남을 상승세를 보여줄 새로운 리더들이 있을 것인가가 문제라고 짚었다. 특히 S&P500 지수에서 매그니피센트7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애플과 MS는 약 7%, 엔비디아는 약 6.5%의 비중을 기록 중으로, 이들 기업의 주가 부진은 매도세를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 그룹 소속 스콧 러브너는 “나는 하락장에서 매수하지 않겠다”며 바이더딥(저점매수)에 경고 목소리를 냈다.
 
투자자들이 특정 부문에서 다른 부문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로테이션(순환매)이 시작된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리인하, 대선을 앞둔 정책변화, 경기순환 등 이 모두가 로테이션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것이다. 도이체은행 소속 전략가인 짐 리드는 “지금 금융시장의 키워드는 로테이션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러셀 2000지수는 이날에는 하락했지만, 지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약 9%나 올랐다.
 
데이터트렉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러셀2000 랠리는 투자자 심리의 극적 변화를 보여준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형주 상승세가 매그니피센트7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BITG 소속 조나단 크린스키는 “시장이 전형적인 강세장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기술주에서 경기순환주나 소형주로 로테이션이 일어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최근의 움직임(중소형주 상승세)은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졌다”며 미국 증시를 이끌 새로운 리더들을 이른 시일 내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