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막구균B 질환 급증"···韓 최초 '혈청군 B백신' 공급 시작

2024-07-16 14:59
GSK, 수막구균B백신 '벡세로' 출시
발현 후 24~48시간 내 사망
치료 후 치사율 8~15%···"백신으로 예방 칠요성 증가"

강현미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16일 서울 더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수막구균 혈청군 B백신 ‘벡세로’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수막구균 백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수막구균 감염 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인 뇌수막염과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은 빠르게 진행되며 초기 증상 발현 후 24시간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치료를 받더라도 치사율이 8~15%에 달하며 심각한 장애가 남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여러 합병증을 유발 할 수 있는 수막구균 감염증의 주요 원인인 ‘수막구균 B형’을 예방할 수 있는 ‘수막구균 혈청군 B백신’이 국내 시장에 처음 풀렸다. 

한국GSK는 1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수막구균 혈청군 B백신 ‘벡세로’(성분명 수막구균 B군 흡착백신)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부터 백신 공급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현미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혈청군 B형의 예방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수막구균 감염증 생존자의 10명 중 1~2명은 뇌 손상, 청력 손실, 사지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사람에게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을 일으키는 수막구균 혈청군은 A, B, C, W, X, Y가 대부분이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 가장 우세한 수막구균 혈청군은 B형이다. 2010~2016년 확인된 수막구균B 혈청군의 비율은 28%였는데, 이후 2017~2020년 동안 78%로 급증했다.

강 교수는 “특히 1세 미만에서 가장 많이 보고됐으며 청소년 및 청년기인 15세와 20세에서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며 “국내에서 최근 몇 년간 수막구균 감염증에서 혈청군 B가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예방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한국GSK가 이날 본격 공급을 시작한 수막구균 B혈청형 백신 벡세로는 ‘비급여 진료’에 해당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달리 책정된다. 이날 회사는 공급 가격을 밝히지 않았으나, 국내에서 허가된 수막구균 백신인 한국GSK의 ‘멘비오’, 사노피의 ‘메낙트라’는 1회 접종에 11~15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GSK에 따르면 벡세로는 2개월 이상 영아에서부터 성인 1만56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 생후 6개월 전의 영아 기초 접종 횟수를 2회로 줄였을 때에도 기초 접종 3회와 비교해 4개 항원성분 모두에서 면역원성의 비열등이 나타났다. 2회 접종 일정으로 2~10세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높은 수준의 면역원성이 확인됐다. 11~17세의 한국 청소년 2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연구에선 4개 항원성 성분에 대한 면역원성과 양호한 안전성 경향이 나타났다.

방준 한국GSK 의학부 이사는 “영국, 포르투갈, 캐나다 등에서는 수막구균 혈청군 B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한 질환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며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수막구균 B가 우세하게 나타남에 따라 이로 인한 감염증을 예방하는 백신 도입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