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지기 전에 들자"...수신 금리 인하 움직임에 보름 새 예·적금 4.2조↑

2024-07-16 14:22
5대銀 정기예금, 이달 들어 3조원 넘게 증가

재테크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은행들이 앞다퉈 예·적금 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마지막 고금리 혜택을 보겠다는 의도다. 특히 이자가 쏠쏠한 정기예금으로 대규모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적금 규모는 빠르게 불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총 894조8011억원으로 지난 6월 말 891조1524억원보다 3조원 넘게 늘었다. 이는 지난 5월 말~6월 말 한 달 사이 증가 폭(1조4462억원)을 2배 웃도는 수준이다.
 
정기적금도 지난 12일 기준 총 35조2070억원으로 6월 말 대비 5986억원 확대댔다. 보름 남짓한 기간에 예·적금만 4조2473억원 불어난 것이다.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은행들이 앞다퉈 수신상품 금리를 인하하기로 하면서 고금리 막차를 타려는 재테크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5일부터 우리은행은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2.50~2.65%→2.20~2.60%로 내렸다. 최대 인하 폭은 0.30%포인트다. 이는 지난 4월 해당 상품 기본금리를 인하한 지 약 3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금리 변경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2.80~2.90%→2.50~2.65%로 내렸다. 사실상 3개월 사이 기본금리를 두 번에 걸쳐 상단 기준 2.90%에서 2.60%까지 인하한 것이다.
 
다른 은행도 수신상품 금리를 내리고 있긴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은 대표 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이달 1일부터 최대 0.20%포인트 내린 금리를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최대 2.80%(36개월 기준)까지 받을 수 있던 기본금리는 2.60%까지 내려갔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주요 적금 상품 6개 기본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인하 폭은 0.20~0.60%포인트다. 예컨대 자유적립식 ‘트래블로그 여행 적금’은 기존 2.00~3.00%에서 1.80~2.40%로 기본금리를 내려 최저 1%대 금리를 적용하게 됐다.
 
은행들이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나선 건 점점 예대금리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금리차는 대출 금리에서 수신 금리를 뺀 수치로 은행 수익성을 알 수 있는 지표다.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올해 5월 기준 1.098%포인트로 지난해 5월(1.502%포인트)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전망에 시장금리가 점차 떨어지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