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LH 매입임대주택... "절차 개선해 속도·공급확대 지원도 필요"
2024-07-16 14:53
정부가 최근 무주택 서민의 주거불안 해소와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매입임대주택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저조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예산 확충, 시장 상황을 반영한 매입가격기준 선정, 수요자 중심의 공급 계획 수립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6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입임대주택 정책 효과 및 합리적 공급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김희정 국민의힘 의원과 정창무 토지주택연구원(LHRI) 원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주제 발제에 나선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매입임대주택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급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매입임대주택은 최소 3~4년이 걸리는 단지형 공공임대주택에 비해 신속성, 공급 유연성 측면은 물론 절대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 과잉 공급 시기에도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며 "최근 매입임대주택의 매입 가격이 너무 비싸고 정작 필요한 곳에 공급이 안된다는 지적이 많은데 그럼에도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에 맞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매입임대주택 확대가 필수적인데 임대주택 예산 중 매입임대의 예산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며 "시도별로 차이가 큰 주택가격을 감안해 서울 등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는 매입임대주택의 기준단가를 상향하는 등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매입임대주택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입가격의 적절성과 절차의 투명성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며 "매입임대주택 특성상 시장가격 수준으로 매입해 저가로 임대하는 만큼 적정 매입가격을 설정하기 까다로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입가격기준이 너무 낮은 경우 매입물량이 감소하거나 역선택의 문제로 사후관리비용이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약정 방식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필요성 및 성과에 대한 분석과 함께 적정한 가격산정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전문가들은 매입임대주택이 적재적소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목표치를 제시하는 물량 위주의 공급 계획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영우 교수는 "2021년 2.80%였던 매입임대주택 공가율이 최근 2.95%로 상승했고, 지방 공가율의 경우 4.16%로 수도권의 1.89%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물량 위주의 공급 계획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임대되지 않는 장기 공가 주택은 철거하는 등 수요에 맞는 공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를 당초 8만가구에서 12만가구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폭이 커지자 공공 주택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LH 물량의 월별 이행계획을 철저히 점검하고, 매입 심의 횟수를 늘려 매입 약정 체결 기간을 7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건설 원가 상승을 고려해 정부가 지원하는 매입 단가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도곤 국토부 주거복지지원과장은 "매입임대주택은 기존 건설임대 대비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단축되는 만큼 지금처럼 주택 공급이 부족할 때 필요한 대책"이라며 "LH 등 관계기관과 함께 계속해서 협의를 이어가 문제없이 물량을 확보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