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기자의 부자보고서] 매매 200억원·전세 보증금 90억원···올해 상반기 아파트 고가 거래 급증 '눈길'
2024-07-16 06:00
서울 부동산 가격이 반등하면서 200억원 규모의 초고가 아파트 매매 계약이 발생해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또 보증금이 90억원 규모의 전세 계약도 성사된 것으로 파악된다. 월세에서도 평범한 직장인의 연봉인 3500만원가량을 한 달에 내는 계약이 발생했다. 최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거래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사상 최초로 200억원 규모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발생하면서 가장 비싼 아파트 기록이 경신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나인원한남 전용 273.942㎡는 지난달 200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의 180억원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규모다.
그 외에도 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0.23㎡와 나인원 한남 전용 244.347㎡는 120억원, 지난 3월 서울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245.2㎡는 115억원에 매매 거래가 성사됐다.
올해 상반기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116건 발생해 지난해 상반기 62건에 비해 거의 두 배 넘게 거래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보증금이 20억원의 초고가 전세 계약도 115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456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90억원, 80억원에 이르는 전세 계약도 성사된 것이 눈에 띈다.
다만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아파트 계약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07건에서 올해 상반기 59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도가 급격히 커졌으나 올해 우려가 다소 잦아들면서 다시 전세 선호도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월세 계약 중에서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00.749㎡가 보증금 3500만원에 한 달 월세 3500만원으로 월세금 규모가 가장 컸다. 이는 국내 근로자의 중위 소득보다 높은 규모다. 국세청은 지난 2022년 국내 백분위 중위 50% 구간 소득자 1인당 평균 소득이 3165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직장인 중 상위권에도 하위권에도 속하지 않고 정확히 중간에 해당되는 근로자의 평균 소득이 3165만원이라는 의미다. 3500만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아파트 전용 264.546㎡가 보증금 20억원에 월세금 4500만원으로 계약이 성사돼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지는 못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부자들의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11억9662만원에서 지난달 12억218만원으로 0.46%(556만원)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초고가 주택 가격은 더욱 크게 오르고 있다. 대형 아파트(전용 135㎡ 이상) 매매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 13억4678만원에서 지난달 13억5585만원으로 0.67%(907만원) 상승해 전체 평균보다 훨씬 상승폭이 높았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최근 서울에서도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고가 거래가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시장도 전체가 비슷하게 거래가 늘어나고 줄어들기보다는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과 거래량이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올해 아파트 거래 시장은 입지에 따라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