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이재용 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다지기 광폭행보...삼성 인도 사업 직접 챙겨

2024-08-11 18:11
인도 1위 부호 암바니 자녀 결혼식 참석 후 현지법인 시찰
인도 1위 이통사-삼성전자 동맹 강조...중국 제조사와 격차 벌려
삼성 지속 성장 열쇠는 인도 시장, 현지 연구개발로 힌디어 AI 성과도

 
지난 25일(현지 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및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 참석했다. [사진=SNS]

이재용 회장이 본인의 글로벌 네트워크(인맥)를 활용해 삼성전자 인도 사업에 힘을 보탰다. 중국 기업의 인도 상륙작전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스마트폰·TV·가전 등 사업에서 인도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3일 인도 뭄바이 지오월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어 현지 IT·가전 시장 상황을 살펴본 후 삼성전자 인도법인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격려했다.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 오너인 암바니 회장은 순자산 1160억원으로 포브스 기준 인도 1위, 전 세계 9위 부호로 평가받고 있다. 릴라이언스 그룹 산하 '릴라이언스 지오'는 인도 1위 이동통신사(점유율 약 50%)로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미국이 주도하는 '클린 텔코(반 중국 이동통신사)' 구성원으로서 전국 LTE 망에 100% 삼성 네트워크 장비를 쓰는 등 삼성전자와 전략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이번 결혼식에는 이 회장을 필두로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 △마크 터커 HSBC 회장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제임스 타이클레 록히드마틴 CEO △엔리케 로레스 HP CEO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 등이 참석하며 상호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정보통신 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삼성그룹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팀 쿡 애플 CEO 등을 잇달아 만나며 빅테크와 사업 연계 방안을 집중 모색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 등과도 회동하며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도 뭄바이에서 현지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이 직접 릴라이언스 그룹과 관계 강화에 나선 이유는 삼성전자의 지속 성장을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인도법인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치열한 승부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는 올 상반기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대국(14억4000만명)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인도는 △2023년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 △2024년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 1위(IMF) △국민 평균 연령 29세 등 유리한 조건을 토대로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어가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인도는 20·30대 젊은 고객과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어 스마트폰·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수 이공계 인력도 풍부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IT 인재 수급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판매액) 기준 인도 시장 점유율 1위(25%)를 기록하며 샤오미·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는 3만 루피(약 5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시리즈와 갤럭시AI를 토대로 제품 경쟁력을 확대한 것에 따른 성과다. 인도 중저가 스마트폰 이용자 중 3분의 1 이상이 프리미엄폰으로 업그레이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삼성전자 점유율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7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