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황제 수감'…하루 종일 변호사와 지내는 SPC 허영인

2024-07-10 10:59
평일 54일 동안 133회 변호사 접견
'영입' 장소영 부사장은 매일 찾아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허영인 회장과 장소영 SPC 준법경영본부장(오른쪽 사진).
[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재구성]


[아주로앤피] 파리바게뜨 제빵사들에게 '노조 탈퇴'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허영인 SPC 회장이 하루 평균 2번 이상 변호사와 접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사로 일하다 올초 SPC 준법경영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된 장소영 변호사는 하루 평균 1.2회 허 회장을 접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아주로앤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2일 체포된 허영인 회장은 지난달 20일까지 총 80일의 수감 기간 동안 변호사 면회를 133회나 했다.
 
이런 사실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2부(조승우 재판장)에서 진행된 허 회장 보석 심문에서 검찰 측 지적으로 처음 알려졌다. 검찰 측은 구체적으로 “그룹 준법경영실장 67회, 법무팀장 22회, 변호인 4명이 총 32회 등 매일 또 하루 2회 변호사와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변호인 면회와 일반 면회로 나눠 진행한다. 변호인 면회는 특히 격리된 별도의 장소(방)에서 시간제한 없이 진행된다. 이 면회는 ‘선임된 변호사’ 외에도 ‘선임할 가능성이 있는 변호사’도 가능하다. 즉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변호인 면회를 할 수 있다.
 
개방된 공간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10분만 할 수 있는 일반 면회와 달리 편안한 의자에 앉아 조용히 따로 변호사와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수용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휴식 기회다.
 
서울구치소에선 주말엔 변호인 면회를 할 수 없다. 허 회장이 체포된 때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54일 정도 된다. 133회 접견은 하루 2.5회 변호사들이 허 회장을 찾아갔다는 뜻이다.
 
보통 사람은 엄두도 내지 못할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허 회장은 사내 변호사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SPC에 따르면 ‘준법경영실장’의 사내 공식 직함은 '준법경영본부장'이라고 한다. 즉 장소영 부사장은 54일간 67회나 허 회장 면회를 간 것이다.
 
검찰은 “피고인(허 회장) 일반적인 피고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수의 변호사들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변호사인 SPC 그룹 임직원, 그리고 법정 재판 관련 변호인들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아주로앤피에 “재벌 회장 등은 이 같은 방식을 많이 쓴다”며 “체력 문제로 하루 종일 1명의 변호사가 (대화를) 못하니, 오전 1명 오후 1명 이렇게 총 2명의 변호사를 써서 하루를 면회실에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허 회장 보석 심문에서 허 회장을 변호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보석을 청구했다. 특히 피고인 허영인의 방어권 보장 및 건강 문제를 언급했다.
 
허 회장 측은 "피고인이 갑작스럽게 구속돼 제대로 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해당 사건의 수사 기록이 방대해 피고인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신속하고 원활한 진행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 스스로도 "황재복 SPC 대표를 통해 파리바게뜨 지회 상황을 전해 들은 것은 맞다"고 밝히며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허 회장이 탈퇴 종용 상황에 대해 일부 인정한다는 취지로 말한 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면회 기록 등을 통해 허 회장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된다는 설명 외에도, “구치소 측으로부터 피고인의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전달 받았다”며 “피고인이 외부 진료 중 추가 검사를 권하는 의료진에게 ‘곧 출소할 예정이어서 나가서 할 것이니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뤄지지 않는 등 충분히 건강하다”고 반론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다음 해인 2022년 7월까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지난 4월 체포된 뒤 구속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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