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2주 만에 재개…트럼프 집권 대비 잰걸음

2024-07-10 11:03
12차 5번째 SMA 회의, 직전 이어 서울서 개최…"종합적 사정 고려"
한·미 분담금 규모·인상률 책정 기준 등 본격적 협상 국면 진입한 듯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에 참석하는 협상단이 지난달 25일 오전 회의 장소인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2026년 이후 한국 몫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책정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회의를 약 2주 만에 다시 시작했다. 협상에 점차 속도가 붙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한·미 모두 조기 협상 종결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는 10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국방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제5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회의에는 이태우 외교부 방위비 분담 협상대표와 린다 스펙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각각 한·미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협상 재개는 지난 4차 회의 종료 후 13일 만이다. 앞서 양측은 지난 4월 23∼25일 하와이에서 열린 회의를 시작으로 5월 21~23일 서울에서 2차, 6월 10∼12일 워싱턴에서 3차, 6월 25~27일 서울에서 4차 회의를 진행했다.

직전 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서울에서 진행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각국의 여러 부처가 참여하기 때문에 수석대표들의 일정, 부처 간 종합적 사정을 고려해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의 주기가 갈수록 단축되고 있어 양측이 분담금 규모와 인상률 책정 기준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TV 토론에서 완패하며 '트럼프 2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양국이 빠르게 협상을 마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9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SMA 체결 협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재선 후에도) 협상이 계속될 것이고, 양측이 만족할 만한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SMA는 한·미가 △인건비(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 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 지원비(용역과 물자 지원) 등이 포함된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을 정하는 협정이다. 지난 2021년 양국은 2025년 말까지 유효한 제11차 SMA를 타결했다. 당시 방위비 분담금은 전년 대비 13.9% 오른 1조1833억원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