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남북 중 택하라는 韓대통령 접근법 동의 안 해"

2024-07-09 07:58
크렘린궁 대변인 "완전히 동의하지 않아"..."모든 국가와 우호적 관계 지향"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크렘린궁은 "남북한 중 어느 쪽이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길 바란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러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8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서면 인터뷰하면서 이처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결단코 그러한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북한과 남한 모두를 포함한 지역 내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사실 우리는 현재 평양에는 파트너가 있는 반면 서울에는 반(反)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국가가 있다"며 윤 대통령 발언 취지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우리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 국가들과 어떻게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전 로이터 통신에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로, 러시아는 결국 자국에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한·러 관계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 측 태도에 달려 있다"며 우리의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협력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며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북·러 양국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는 등 군사·경제를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며 주변국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