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2분기 성적 공개 시즌 개막....반도체·전자 '맑음', 배터리·중화학 '흐림'
2024-07-08 17:36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주요 산업별 성과는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을 비롯해 우리나라 핵심 산업인 반도체, 전자 등은 수조원 단위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작 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전기차 수요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배터리 3사는 나란히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실적 공개를 통해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예상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2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452.2%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가 예상했던 전망치(8조원)를 큰 폭으로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인 4조∼5조원대를 뛰어넘는 6조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메모리 반도체 판가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돈 가운데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LG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썼다. 2분기 매출액은 21조7009억원, 영업이익은 1조19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8.5%, 61.2%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으로 처음 1조원대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성수기 에어컨 판매 증가 등에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냉난방공조(HVAC), 전장(VS), 가전 구독 등 신성장 동력인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성장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도 2분기 호실적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매출 전망치는 현대차가 작년 동기보다 4.6% 증가한 44조1914억원, 기아가 7.52% 증가한 28조2186억원이다. 내수 시장 둔화에 따른 판매량 역기저효과와 유럽 시장 부진에도 고환율 효과, 미국 시장 판매 증가, 수익성 좋은 하이브리드차(HEV) 인기 등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기차 시장 둔화에 고전하고 있는 배터리 업계는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매출액은 6조1619억원, 영업이익은 19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8%, 57.6% 줄었다. 삼성SDI도 부진이 예상된다. 현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동기보다 10.56% 감소한 4026억원이다.
시황 침체가 길어지는 석유화학, 철강 등 업종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487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27.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67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0% 이상 줄었다. 롯데케미칼도 2분기 영업손실 전망치가 33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