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업보고서 부실 작성 법인 집중 점검… 자금 사용 내역 등 '누락' 여전

2024-07-08 06:00
기업 공시 서식 작성기준 준수여부' 등 사전 예고한 12개 항목 점검
대손충당금, 재고자산 등 미흡 기재… 공시 담당자 대상 설명회 개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반기 제출된 2023년 사업보고서를 집중 점검한 결과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 등에 대한 기재를 누락하거나 조달 자금의 사용 내역을 부실 작성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금감원은 조만간 공시설명회를 열고 주요 미흡 사항을 포함한 공시 위반 사례에 대해 안내할 계획이다.
 
7일 금감원은 신규 사업보고서 제출회사와 전년도 미흡사항이 다수 발견된 회사 등 총 258개사를 재무사항 점검 대상으로 선정해 '기업 공시 서식 작성기준 준수여부' 등 사전 예고한 12개 항목에 대해 중점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 외부감사와 관련한 중요한 내용,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간 논의내용 등에 대해 기재 누락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대손충당금과 재고자산 관련해 공시서식에서 요구하는 사항', '감사보고서에 포함된 감사의견', '계속기업 불확실성 등 감사보고서 강조사항, 핵심감사사항 등 외부감사와 관련한 중요 내용', '감사용역과 관련한 감사보수·감사시간', '감사인의 감사의견 등에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간 논의 내용', '요약재무정보 및 요약연결재무정보 기재 시 투자주식의 평가 방법' 등이 주로 누락됐다.
 
이와 동시에 금감원은 지난해 증권 발행 법인 중 과거 점검 결과 미흡사항이 있었던 법인 등 총 112개사를 선정해 조달 자금의 사용 실적 등 비재무사항에 대한 점검도 실시했다.

공·사모 자금의 사용내역과 관련해서는 '조달자금 사용계획과 사용내역 간 차이'를 비롯해 '미사용 자금의 구체적인 보관방법 및 향후 계획에 대해 기재하지 않았거나 자금사용 용도 별 금액을 구분하지 않은 사례 등이 다수 확인됐다.

우선 조달금액과 사용금액 간 차이, 계획상 사용용도과 실제 지출내용 간 차이 발생 시 그 사유를 기재해야 하지만 이를 기입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설명 없이 단순히 사용하지 않았다고 작성한 경우가 많았다.
 
이와 더불어 사업보고서에 미사용자금의 구체적인 보관방법 및 향후 계획을 모두 기재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만 기재하는 경우도 확인됐다.
 
여기에 동일한 발행 건에 자금사용목적이 여러 개인 경우 각 사용목적별로 사용 내역을 기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 행에 모든 사용금액을 기재하기도 했다.
 
미사용자금의 운용내역 측면에서는 실제 투자 기간은 최초 불입일로부터 작성 기준일까지의 경과월수를 기재해야 하지만 계약기간으로 잘못 기재한 경우도 발견됐다. 운용상품명에는 운용상품 전체 이름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고 이를 축약해 기재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와 동시에 금감원은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스팩합병 상장기업 중 2023년을 실적 추정기간의 1차연도 또는 2차연도로 산정한 31개사에 대해서도 점검을 실시했다.
 
먼저 예측·실적치 등 기재 여부에 대해서는 합병 전후의 재무사항 비교표를 미기재하거나 합병 등의 사후 정보 1차연도 기산점을 잘못 기재한 사례가 확인됐다.
 
괴리율 수치와 부호 등 기재 적정성 관련해서는 괴리율 산정 시 기준 재무제표를 잘못 선정하거나 괴리율 수치 및 부호를 오기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합병 당시 비상장법인의 예측치를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추정했지만 실적치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오기재한 것이다.

특히 괴리율 산식이 작성지침에 제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대로 산정하거나 예측치와 괴리율을 과소하게 기재하기도 했다.
 
항목별 괴리율 발생 원인 등 기재 충실도의 경우 괴리율이 10% 이상인 경우에는 그 발생원인을 상세하게 별도로 기술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를 누락하거나 미흡하게 작성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상세한 분석 없이 차이 원인을 부실하게 기재하거나 거시적 요인만 기재하는 등 괴리율 상세 분석결과를 미흡하게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오는 23일 기업 공시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공시 설명회를 개최, 주요 미흡 사항 및 공시 위반 사례에 대해 집중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3년 사업보고서 점검 결과 및 주요 미흡사항을 설명하고 기재 모범사례 및 작성 유의사항 등을 안내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정기보고서·주요사항보고서 등 공시위반 사례와 회계심사·감리 주요 지적사례에 대한 안내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