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980년대 남북 회담 문서 공개…버마암살사건 등 생생히 담겨

2024-07-02 17:54
공개율 기존 70%에서 85%로 높아져
손쉬운 접근 고려해 요약집도 함께 발간

정부가 1980년대 남북간 회담 기록이 담긴 문서를 공개했다. 사진은 1985년 5월28일 서울에서 열린제8차 남북 적십자 회담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693쪽 분량의 1980년대 남북 간 회담 기록을 공개했다. 다섯 번째 일반에 공개되는 이번 회담 문서에선 버마(미얀마) 암살사건·이산가족 고향 방문 등 남북 역사상 굵직했던 사건들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통일부는 2일 1981년 12월부터 1987년 5월까지의 인도 및 체육 분야 남북회담문서를 담은 '남북대화 사료집' 제10권과 제11권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료집에는 분단 이후 40여 년 만에 이뤄진 이산가족 고향 방문과 예술공연단 교환 협의 내용이 수록됐다. 양측은 앞서 제8차 남북 적십자 본회담에서 합의한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 공연 문제'를 세 차례의 실무접촉을 거쳐 논의했다. 우리 측은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에 역점을 둔 반면, 북한은 예술공연단에 치중해 방문단 규모 협상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 남북은 긴 대화 끝에 합의점을 찾아 1985년 9월 사상 첫 이산가족 고향 방문과 예술단 공연을 진행했다.

사료집엔 버마 암살사건 직후부터 벌어진 남북 간 치열했던 논쟁도 실렸다. 1983년 10월 9일엔 당시 버마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수행원을 대상으로 북한 소행의 테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버마 정부가 단교 조치를 취하자 수세에 몰린 북한은 1984년 1월 10일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한·미 양국에 '3자 회담'을 제의했다. 그러나 우리 측의 반대로 회담은 최종 불발됐다.

이 밖에도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 발표(1982년 1월) △3차례의 남북한 체육 회담(1984년 4~5월) △남북한 수재 물자 인도·인수(1984년 9~10월) △제8~10차 남북 적십자회담(1985년 5~12월) 등의 남북 간 접촉·대화의 실상, 인도적 문제해결 노력이 문서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료집엔) 북한이 수세에 몰렸을 때 상황에 대응하는 태도가 나와 있다"며 "북한이 대화에 임하는 태도를 다시 한번 조망할 수 있는 사료"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번 문서 공개율을 70%에서 85%로 높이고 국민들이 보다 쉽게 문서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자 '남북회담 문서 공개 요약집'도 함께 발간했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남북회담 문서 원문은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 △국립통일교육원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국회도서관 내에 마련된 '남북회담 문서 열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