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결단?…과거 경선 포기 경험에 일가 저항 가능성
2024-07-01 14:56
가족과 캠프데이비드행…후보 교체설 논의할 듯
1987년 대선 경선 포기…바이든 가족 "완주해야"
1987년 대선 경선 포기…바이든 가족 "완주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까.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설이 부상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일까지 가족들과 캠프데이비드에서 시간을 보낸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상 중요 사안은 가족회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만큼, 가족들과 대선 레이스 완주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NYT),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자녀 및 손주들과 함께 캠프데이비드에서 시간을 보낸 후 1일 백악관으로 복귀한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 주 일정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은 대선과 관련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 완주를 강하게 촉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를 한 최측근들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끝까지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길 원하는 눈치라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일가가 1987년의 경험으로 인해 외부의 경선 포기 압력에 똘똘 뭉쳐 저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987년 대선 경선 출마 선언을 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노동당 당수 닐 키녹의 연설문을 표절한 스캔들이 터지면서 경선에서 하차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논문 표절 혐의도 불거지면서 신뢰도가 추락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멍청한 짓을 했다. 그리고 또 멍청한 짓을 하겠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지만, 이후 일주일 만에 경선 포기를 선언해야 했다. 당시 언론, 여론조사, 전문가들에 의해 강제로 경선에서 밀려났던 경험으로 인해 바이든 일가가 외부 경선 포기 압력에 강하게 저항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후보 교체설은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C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유권자의 45%는 새로운 민주당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기부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주말 내내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예전만큼 쉽게 걷지 못하고, 예전만큼 매끄럽게 말하지 못하며, 예전만큼 토론을 잘하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진실을 말하는 법을 안다”며 지지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 행사에서도 말 실수를 하며, 유권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파리에 위치한 미군 묘지 방문을 취소하며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 ‘바보’라고 칭했다고 주장했는데, 묘지가 위치한 장소를 이탈리아라고 잘못 말했다. 백악관은 추후 공식 기록에서 이 발언을 수정해 올렸다.
민주당 내에서는 토론 참패에 대한 희생양을 만들려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민주당의 거물 기부자 중 한명인 존 모건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토론을 준비한 고문들인 론 클레인, 아니타 던, 밥 바우어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 및 측근들이 토론 준비 과정에 참석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