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도로 영남당' 돌아가나…국회부의장·상임위·원내 면면 살펴보니

2024-06-27 17:37
여당 몫 상임위원장 7명 중 5명이 영남 인사…수도권은 0명
안철수 "상임위원장 대상 중진 16명 중 수도권이 3명…후보엔 아무도 없어"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당 국회부의장·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4·10 총선 이후 약 세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총선 참패 이후 '도로 영남당'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당내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영남 지역 위주로 위원장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국민의힘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22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후보 7명을 선출했다.

이날 선출된 상임위원장 후보는 △정무위원회 윤한홍(경남 창원 마산회원) △기획재정위원회 송언석(경북 김천) △국방위원회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정보위원회 신성범(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여성가족위원회 이인선(대구 수성을) △외교통일위원장 김석기(경북 경주) 의원 등이다.

당 사무총장이자 국방위원장으로 뽑힌 성 의원과 산자위원장으로 뽑힌 이철규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영남권 인사다. 국회부의장 역시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을 눌렀다.

상임위원장 자리 중 유일하게 경선을 치른 외통위원장은 안철수(성남 분당갑) 의원이 김 의원과 맞붙었으나 70표 대 25표로 크게 밀렸다. 수도권과 TK구도와 함께 안 의원이 평소 '채상병 특검법'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등 당 주류인 친윤(윤석열)계의 눈밖에 난 것이 결정적이라는 평가다. 

영남 인사 편중은 국민의힘 원내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원내대표인 추경호 의원은 대구 달성구 국회의원이다.

원내부대표단을 살펴봐도 서울 출신인 김소희(비례) 의원과 강원도 춘천 출신 진종오(비례) 의원, 김재섭(서울 도봉갑), 박수민(서울 강남을)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의원들은 모두 영남 인사다. 원내수석부대표인 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 의원도 수도권 인사지만, 원내 구성원 대부분이 사실상 영남권에 편중돼 있다.

이같은 영남 인사 편중 성향에 당 내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상임위원장 표결에 앞선 정견발표 자리에서 "우리 당이 국회로 복귀하기로 했던 지난 월요일, 우리 당 상임위원장 후보가 이미 내정됐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며 "이러한 과정이 당내 민주주의 전통과 관행에 어긋나며 자칫 잘못된 선례를 만들 수 있기에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의원들이 배제됐다"며 "지금 상임위원장 대상 중진의원이 총 16명이고, 이중 수도권이 3명인데, 지금 확정된 6개 상임위원장 후보 중 수도권 출신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래서야 우리가 어떻게 수도권에서 지지를 넓혀나갈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