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감소 속 상용직 비중 확대…'고용 없는 성장' 지속

2024-06-25 15:27
한은 '2020년 고용표 작성 결과' 발표
20년 취업자수, 5년 전보다 39만명 감소
상용직 중심으로 임금근로자 비중 증가
취업계수·취업유발계수 모두 하락

[표=연합뉴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취업자 수가 5년 전보다 39만명 감소한 가운데 상용직 임금근로자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다. 고용 인원은 줄어드는데 노동생산성이 향상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고용표 작성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표는 5년마다 작성되는 산업연관표의 부속표로 생산활동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고용표는 전업환산 기준 근로시간을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하향 조정하고 군인의 포괄 범위를 확대(사병·상근예비역·사회복무요원 추가)한 게 특징이다.

고용표에 따르면 2020년 취업자 수(전업환산 기준)는 2444만명으로 2015년(2483만명)에 비해 39만명 감소(-1.5%)했다.

취업형태별로는 상용직 취업자 수가 1288만명에서 1422만명으로 늘면서 전체 임금근로자 비중이 73.6%(1827만명)에서 74.4%(1818만명)로 상승했다. 상용직 취업자의 경우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79.3%→76.5%)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도소매 및 상품중개 서비스(34%→45.8%)와 부동산서비스(37.5%→49.1%)에서 비중이 확대됐다.

부문별 취업자 수는 공산품 비중이 섬유 및 가죽제품(1.4%→0.8%) 등 소비재 제품을 중심으로 하락(-1.2%포인트)했다. 서비스 부문은 코로나19 영향이 양방향으로 나타났다.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는 증가(6.3%→7.5%)한 반면 도소매 및 상품중개 서비스는 감소(14.2%→12.9%)하면서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0.1%포인트)했다.

성별 비중은 남자 61%, 여자 39%로 2015년과 동일했다. 상용직에서는 여성 비중이 34.3%에서 37.2%로 올랐다.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81.5%)와 교육서비스(63.6%) 등에서 여성 비중이 높았다.
 
[표=한국은행]
산출액 10억원 생산에 소요되는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취업계수는 5.4명으로 2015년(6.5명)에 비해 1.1명 하락했다. 서비스(10.2명→7.7명) 분야 하락 폭이 컸다. 서비스 산출액(1722조→2246조)은 증가한 반면 취업자(1764만명→1737만명)는 감소한 데 기인한다.

취업계수는 노동생산성과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생산설비 자동화 등 노동생산성 향상과 기업 구조조정에 의한 인력 감축으로 취업계수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산출액 10억원 생산에 소요되는 임금 근로자 수를 의미하는 고용계수 역시 2015년(4.8명)에 비해 0.8명 하락한 4명을 기록했다.

특정 상품에 대한 최종 수요 10억원이 발생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는 9.7명으로 2015년(11.7명)에 비해 2명 하락했다.

공산품(7.3명→6.3명)은 섬유 및 가죽제품과 목재 및 종이, 인쇄를 중심으로, 서비스(15.0명→11.5명)는 도소매 및 상품중개 서비스와 사업지원서비스를 중심으로 취업유발계수가 하락했다.

정영호 한은 투입산출팀장은 "산출액이 늘어난 만큼 취업자가 늘지 않아 취업계수가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고용 인원은 줄고 있지만 노동생산성 측면에서는 좋아지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