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칩 막아라'...美, 네덜란드·日에 반도체 설비 추가 수출통제 요구
2024-06-19 11:36
ASML·도쿄일렉트론 장비 서비스 중단 요청할 듯
미국이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과 관련해 동맹국인 네덜란드와 일본에 추가적인 제재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서 진전을 이루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앨런 에스테베즈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네덜란드와 일본을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 강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ASML과 일본 도쿄일렉트론의 반도체 제조 장비는 HBM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디램(DRAM) 다이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데, 중국에서 해당 장비들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두 기업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은 제한하고 있지만, 이미 수출한 장비에 대한 서비스는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와드와니 AI·첨단기술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소장은 "세계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미국은 중요한 국가이긴 하나, 유일하게 중요한 국가는 아니다"라면서 "일본과 네덜란드 역시 반도체 장비의 핵심 공급국"이라고 설명했다.
HBM은 메모리 액세스 속도를 높여 AI 가속기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고성능 메모리로, AI 소프트웨어를 훈련하는 데 사용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양쯔메모리(YMTC) 자회사 우한신신, 화웨이, 창신메모리(CXMT) 등이 HBM을 개발 중이다.
한편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는 이미 판매한 장비에 대한 서비스 제한 요구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 10월 시행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추가 조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양국은 오는 11월 미 대선 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지켜본 후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