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77조원' 머스크 보상안 표결 임박...머스크 "큰 표차로 통과 중"

2024-06-13 18:41
테슬라 13일 주총서 머스크 보상안 의결
본 투표서 결론...기관.자문사 등 찬반 팽팽

13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주총회를 앞두고 테슬라 이사진이 만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지지 캠페인 장면 [사진=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본인에게 약 77조원을 지급하는 테슬라의 대규모 '보상안'에 대한 재승인 표결을 앞두고 자신이 큰 표차로 앞서고 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본인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로 본인의 보상안에 대한 재승인 안건과 테슬라의 법적 본거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는 두 가지 주요 안건이 현시점까지 "'큰 표 차'(Wide Margins)로 통과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X에 사전투표에서 앞서고 있다며 기뻐하는 내용의 게시물 [사진=머스크 X]


게시물에 첨부된 그래프는 재승인과 본거지 이전에 대한 '찬성표'를 나타냈다. 그래프상에서는 5월 초부터 6월 12일로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찬성자 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를 두고 그는 "지지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통과 여부는 13일 진행되는 주주총회 본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안건이 최종 승인되려면 의결권 있는 주주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만 한다.

머스크의 '보상안'은 그가 일정 기준 이상의 성과를 냈을 경우 560억 달러(약 77조원)의 스톡옵션(기업 임직원에게 자기 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에 매수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는 지난 2018년 테슬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됐다.

무난하게 통과될 줄 알았던 그의 보상안은 소액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무효소송을 제기하면서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이사회 절차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고, 머스크가 승인 과정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보상안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 결정을 뒤집기 위해 13일 주주총회에 보상안을 재상정했다. 주주들이 머스크에 대한 보상을 지지한다는 걸 제시함으로써 항소심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져가기 위함이다. 주총 전날인 12일 오후 10시 59분까지는 우편과 온라인 등으로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테슬라 이사회의 노력만큼 머스크를 옹호하는 여론도 있다.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퍼드와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바론 펀드를 운용하는 론 바론 등은 보상안에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반면,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은 반대 의사를 전했다. 기관 투자자에 영향을 주는 의결권 자문사 ISS, 글래스 루이스 등도 반대를 권고했다. 그들은 보상안 규모가 머스크의 성과에 비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