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의 뜨거운 게임 산업, 정부도 본격적 지원 나서

2024-06-13 06:00

지난 5월 호찌민시에서 개최된 베트남 게임 축제(Vietnam GameVerse)에 게임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에서 게임 열기가 뜨겁다. 베트남 게임 산업 매출은 5억 달러(약 6880억원)를 넘어섰고, 게임에 접속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2024 베트남 게임 축제에서 연사들이 베트남 게임 산업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잠재력 큰 시장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게임산업 시장 전체 규모는 2021년 47억5000만 달러에서 2026년에는 71억4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서도 베트남은 특히 발전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는 2030년까지 게임 산업 매출을 현재 대비 2배 수준인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베트남은 5G,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등 일련의 신기술과 온라인 게임 하드웨어(PC, 스마트폰)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게임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젊은 인구가 많다는 장점을 기반으로 주요 글로벌 게임 회사들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현지에서 출시된 G1 게임(기업의 게임 서버 시스템을 통해 동시에 여러 플레이어가 상호 작용하는 비디오 게임) 중 약 85%가 외국에서 제작됐다. 그중 중국은 출시된 G1 게임 전체 중 76% 이상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은 유능한 게임 개발 인력이 많아 향후 성장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구글 베트남 광고·게임 및 앱 담당인 에밀리 응우옌(Emily Nguyen) 영업이사는 “현재 베트남은 전 세계 게임 다운로드 측면에서 상위 5위 안에 들고 3만5000명이 넘는 게임 프로그래머와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 숫자는 중국과 같은 큰 나라와 비견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산업 발전으로 인해 베트남에서는 게임 디자인과 프로그래밍 직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 직군의 평균 연봉을 보면 게임 디자이너가 약 1억8700만동(약 1015만원), 게임 개발자가 약 3억8900만동(약 2112만원) 수준이다. 이는 베트남 일반 국민 소득수준(약 460만원)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게임 산업은 마케팅, 광고, 스트리밍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제31차 동남아시안게임 e스포츠 크로스파이어(CrossFire) 종목에서 경쟁하고 있는 베트남 대표 선수. [사진=베트남통신사]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발상의 전환


그러나 베트남 게임업계는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현재 베트남 게임업계의 매출 대비 세후 이익률은 현재 3~5%에 불과해 다른 산업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 매출에서 베트남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해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게임 산업 매출은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0.5% 미만에 불과하다.

이는 베트남의 모바일 게임 사용자 수가 약 3300만명으로 동남아시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산업 규모는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작다는 것을 보여준다. 

베트남 대표 게임 업체인 VNG Games의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부문 라쑤언탕(La Xuan Thang) 사장은 베트남 게임 시장이 동남아시아에서 상위 5위에 들지만, 여전히 작품성이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수명이 짧은 제품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다각적으로 게임 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 산하 라디오·텔레비전·전자정보국의 레꽝뜨조(Le Quang Tu Do) 국장은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작년에는 베트남 우편통신아카데미 및 VTC와 협력하여 게임 업계 숙련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외국 정보기술(IT) 기업 및 투자자와 소통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에는 5월 말 호찌민시에서 VNG Games 주최로 2024년 베트남 게임 페스티벌(Vietnam GameVerse)이 열렸다. 행사에는 구글, 메타, 틱톡, 애플, 라이엇 등 전 세계 많은 게임 개발 파트너가 참여했다. 

 

2013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베트남산 게임 ‘Flappy Bird’. [사진=베트남통신사]


업계 전문가들은 베트남 게임업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 교육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게임 인력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에밀리 응우옌 이사는 “베트남에 인재가 많지만 국제 인재 유치를 위한 교육과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며 "좋은 제품이 있으면 자본은 저절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5~10배 성장하려면 외국 파트너를 유치해 컨설팅, 개발 및 확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