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하반기엔 코스피 3100… 182조 기업 이익이 상승 이끌 것"

2024-06-12 06:00
반도체 업황 회복 등 순익 급증
주가 수익률 1.5배땐 지수 3100
원·달러 환율·유가 안정도 한몫

 

상반기 지지부진했던 우리 증시가 3분기 31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기업 이익이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1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결국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것은 기업 실적"이라며 "기업 이익이 올라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 순이익 전망치는 178조원이었으나 현재는 182조원으로 상향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와 부진했던 삼성전자 이익이 상승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주요 기업 상당수가 이익 전망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이사는 "현재 코스피 지수인 2700선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정도 되는데 (기업 실적 개선으로) PER이 11배로만 상승해도 3000"이라며 "11.5배로 가정하면 310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변곡점은 3분기 말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이사는 "하반기 코스피 변곡점은 한국 일평균 수출 금액이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하는 9월이 될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국가 부채와 미국 대통령 선거, 수출, 지방 부동산 등 내년 불확실성이 가시화하며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밋빛 전망에 대한 배경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달리 원·달러 환율, 유가는 안정적인 상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3% 이하, 월평균 고용이 20만명 이하로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이사는 "미국 고용지표나 물가 방향성이 아래쪽으로 향하고 대선을 앞뒀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융시장은 이미 올해 1.5회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어 미국 10년 채권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증시에 대한 인공지능(AI)의 주도력이 여전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한국도 AI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와 관련 밸류체인, 인프라 업종에서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개인기기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봤다.

'밸류업' 종목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고 했다. 하반기 세제 개편이 남아 있고,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된 가운데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이 큰 밸류업 주식을 사들일 수밖에 없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는 결과에 따라 일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미국 대선이 있던 해 9~10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미리 우려를 반영하면서 약 6%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은 박빙이어서 예측하기 어렵지만 관세 인상과 미국 제조업 부흥 등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 수출이 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투자 아이디어로는 '시간 효율성'을 제시했다. 김 이사는 "신냉전과 탈세계화 흐름 속에 공급망 재편과 AI 투자 가속화는 누가 먼저 시간 효율성을 극대화하느냐에 대한 경쟁으로 확대됐다"며 "시간을 아껴주는 기술을 가진 기업, 그 인프라를 만들어주는 기업을 기반으로 투자전략을 세우고 정책을 따라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