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전반기 국회가 '반쪽 원구성'으로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진보당 등은10일 오후 9시께 국회 본회의를 열고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개원에 이어 단독 원구성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는 원구성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7개 상임위는 협상 여지를 남겼지만, 경우에 따라선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까지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필요한 상임위 구성안을 제출하지 않아 강제 배정 조치에 들어갔다. 특히 여야는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운영위와 과방위원장을 하는 것을 민주당에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들 3곳을 포함해 11개 상임위를 다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이날 오후 늦게 야당 주도로 본회의가 열렸고, 민주당은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투표를 했다. 운영위원장은 박찬대 원내대표, 법사위원장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이어 교육위원회는 김영호·행정안전위원회는 신정훈·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재수·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박정 의원이 선출됐다. 

우 의장은 이날 선출 투표가 끝나고 "2024년 6월 10일은 국회가 국회법을 지키기 시작한 날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7개 상임위원장은 선출되지 않아서 국회법을 지키는 게 완성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여해 상임위원장 뽑는 일을 함께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앞서 원 구성을 마친 뒤 바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채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 법안 처리 등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를 열어 본회의에 법안을 올리는 것까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본회의가 끝나고 "내일 의원총회를 열어 (상임위 가동하는 것 등) 향후 국회 운영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쳤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7개 상임위원장도 가져올 가능성도 내비친 바 있다. 이 수석대변인은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 계속 원 구성을 거부하면 그렇게 (7개 상임위를 가져오는 방안으로)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