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땅 팔아 집 사줄게" 베트남 며느리 성폭행 미수 80대 실형 선고
2024-06-06 15:03
80대 A씨, 2021년 베트남 며느리에게 '집 사준다'고 말한 뒤 성폭행 시도...당시 손주들까지 있어
남편 협박으로 신고 못했던 며느리...지난해 설날 남편과 다툰 뒤 집 나와 신고
재판부 "A씨 죄질 불량...범행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변명으로 일관"
남편 협박으로 신고 못했던 며느리...지난해 설날 남편과 다툰 뒤 집 나와 신고
재판부 "A씨 죄질 불량...범행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변명으로 일관"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는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기소된 80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구속된 A씨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추가로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며느리 B씨에게 "땅을 팔아 베트남에 집을 사주겠다"고 말한 뒤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당시 범행이 이뤄진 현장에는 4살과 5살 손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남편은 B씨에게 "(아버지를) 신고하면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한다"고 협박해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해 B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남편이 '음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구박하자 이를 계기로 남편과 다툰 뒤 집을 나왔다.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던 B씨는 지인에게 A씨와 있었던 사실을 알리고 이후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부는 "B씨 진술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모순되거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없으므로 신빙성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범행이 이뤄진 지 2년이나 지난 뒤에 고소하게 된 경위 역시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손주가 놀고 있는 공간에서 범행을 시도하는 등 A씨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후에도 A씨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B씨가 스스로 옷을 벗었다'고 하는 등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과 피해자도 처벌보다는 사과를 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들었다.
앞서 A씨는 재판정에서 "(며느리에게) 강제로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 며느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