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日노동자 실질임금 역대최장 25개월 연속 감소…가파른 물가상승 탓
2024-06-06 06:00
임금인상률 평균 5.24% 기록했지만 물가 상승폭 못미쳐
6월부터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 물가 더 오를 듯
6월부터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 물가 더 오를 듯
일본 월급 노동자들의 생활이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5일 발표에 따르면 실질 임금이 2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면서 역대 최장 감소세를 기록했다.
후생노동성의 '4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에 따르면 직원 5명 이상 사업체의 노동자 1인당 월평균 급여는 29만 6884엔(약 227만 6000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1%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정작 0.7% 줄면서 사실상 월급이 깎이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2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실질임금이 가장 오래 감소한 기간은 2007년 9월부터 2009년 7월까지 23개월이었다.
올해는 평균 임금 인상률 중간 집계 결과 5.24%로 지난해보다 더욱 올라 화제가 됐다.
하지만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 상승 폭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실질 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 6월부터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광열비도 인상될 예정이어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고물가 대책의 일환으로 전기 및 가스요금을 보조해주는 정책을 펴왔는데, 5월을 마지막으로 해당 사업이 종료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후생노동성 담당자가 “물가와의 연동으로 인해 실질 임금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시기는 전망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퇴진 위기에 해당하는 낮은 지지율에 묶여있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이달부터 고물가에 대응한 '정액 감세'를 시작했다. 납세자와 부양가족 1인당 소득세 3만엔(약 26만원)과 주민세 1만엔(약 8만7000원) 등 총 4만엔(약 34만7000원)씩 세금을 일시적으로 줄여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실질 임금 감소로 인해 체감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0대 후반의 한 남성은 아주경제에 "이번 달부터 전기와 가스요금이 오르게 되면 감세를 받아도 나가는 돈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세 안경'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극도로 싫어하는 기시다 총리가 이미지 전환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감세 정책이 빛을 바래게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