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정근 위증 교사 주장은 오해"...재판부 "宋, 사건 관계자 접촉 유의하라"
2024-06-03 15:40
송영길, 보석 석방 뒤 첫 재판 출석..."이정근, 누군가 만나면 증거인멸 주장하는데 어떻게 만나나"
검찰 "송영길, 5·18 묘지에서 휴대전화 관련자 2명 수행"...재판부 "보석 준수 조건 지켜야"
검찰 "송영길, 5·18 묘지에서 휴대전화 관련자 2명 수행"...재판부 "보석 준수 조건 지켜야"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뒤 첫 공판에 출석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위증 교사 주장에 대해 "비약이자 오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송 대표가 석방 뒤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사건 관계자를 접촉했다는 검찰 측 지적에 "접촉을 유의해 달라"고 경고했다.
3일 송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 출석 길에 취재진에게 이 전 부총장의 위증 교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송 대표는 지난달 30일 보석으로 석방된 후 처음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출석했다.
송 대표는 "이 전 부총장이 자기 남편을 제가 안 만나줬다 해서 마음이 상했다고 했다는데, 누군가를 만나면 증거 인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라며 "'훗날을 도모해 힘냅시다'라는 메시지를 회유라고 하는 것은 비약이고 오해다. 재판부도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20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부총장이 "송 대표가 민주당 돈 봉투 의혹 전반을 알고 있었다"며 "송 대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위증하도록 교사했다"는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당시 이 전 부총장은 지난해 11월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의 남편을 통해 자신에게 '나를 믿고 훗날을 함께 도모하자'는 메모를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선 송 대표 석방 후 행적에 대한 재판부의 경고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검찰 측은 "송 대표가 보석 석방 다음 날 광주 5·18 묘역을 참배했다"며 "당시 문제가 됐던 송 대표의 휴대전화 관련자 2명이 수행했다. 이는 보석 취지를 볼 때 적절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송 대표는 "검사님의 우려는 충분히 참고할 것"이라며 "다만 한 분은 소나무당 사무총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가져 안 만날 방법이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또 휴대전화와 관련해선 "원래 쓰던 휴대전화는 이미 (검찰에)제출했다"며 "임시 차명 휴대전화를 아직 쓰고 있는데 명의를 바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귀국할 때 기존 휴대전화를 버리고 구입한 지 얼마 안 된 휴대전화를 검찰에 낸 뒤 차명 전화를 이용해 왔다.
재판부는 송 대표 이름을 호명하며 "보석 준수 조건 중 사건 관계인 접촉 금지가 있다"며 "사건 관계인을 만날 때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1차 보석 청구를 기각한 가장 큰 이유도 그것이었다"며 "검찰 측 우려도 있지만 재판부의 우려도 있으니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송 대표는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에게서 소각시설 청탁을 받으며 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송 대표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여 석방했다. 재판부는 석방 조건으로 사건 관계자들과 만나거나 연락해서는 안 되며 연락이 오면 그 사실과 경위·내용을 재판부에 즉시 알릴 것을 공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