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대박'에도 적자인 토종 OTT, 광고요금제·해외 진출로 돌파구 모색

2024-06-02 16:10
티빙, OTT 일일시청 시간 1위…올해 영업적자 800억 전망
티빙 '광고요금제' 도입 효과↑…웨이브, 유럽 등 해외진출 확장
티빙·웨이브 합병 막바지 작업 중

국내 OTT 티빙이 최근 일일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면서 넷플릭스를 넘어섰다. 사진은 티빙 홍보 이미지[사진=티빙]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잇따른 콘텐츠 흥행과 이용자수 증가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광고요금제 도입·해외 진출 등 수익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티빙이 최근 일일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하면서 넷플릭스를 넘어섰지만 올해도 영업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티빙은 총사용시간 250만10시간으로 OTT 중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240만8179시간)를 9만1831시간 차이로 앞섰다. 

티빙은 최근 오리지널 시리즈인 '이재, 곧 죽습니다'·'환승연애 3'를 비롯해 모회사 CJ ENM과 공동으로 선보인 '내 남편과 결혼해줘'·'눈물의 여왕'·'선재 업고 튀어' 등이 연달아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부터는 한국프로야구(KBO)를 독점 중계하면서 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콘텐츠 흥행에도 불구하고 티빙의 올해 영업손실은 8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지난해(1420억원)와 비교해 올해 적자폭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스포츠 중계권 확보 등 OTT 간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막대한 적자는 티빙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OTT(티빙·웨이브·왓챠)들은 넷플릭스 등과의 글로벌 경쟁에, 제작비 상승으로 인한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OTT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총 2400억원으로 전년(1420억원) 대비 19% 늘었다. 티빙은 1420억원, 웨이브는 791억원, 왓챠는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OTT는 광고요금제 도입, 해외진출 등으로 수익 다각화 방안에 나섰다. 티빙은 지난 3월 국내 OTT 최초로 월 5500원의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영상 중간에 광고를 삽입한 대신 구독료를 낮췄다. 5월 기준 티빙 전체 가입자의 약 20%가 광고요금제를 선택했다. 광고요금제는 앞서 넷플릭스가 OTT 플랫폼 중에서는 지난 2022년 처음 도입한 바 있다. 출시 1년 만에 전세계 가입자 수 1500만명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올랐다.

웨이브는 국내 OTT 최초로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 해외 진출을 확장해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미주 지역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회사 '웨이브아메리카'를 통해 유럽·오세아니아 지역 39개국에 OTT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에 서비스를 제공해 온 미주지역 35개국을 포함, 총 74개국에 OTT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한편 티빙과 웨이브는 현재 합병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합병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양사의 수익화 방안이 통합돼 긍정적 시너지 효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의 다양한 콘텐츠 흥행과 스포츠 중계권 확보 등이 웨이브의 해외 진출 확대와 결합되면 글로벌 OTT로 나아갈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