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빈그룹 투자' 빈브레인, 글로벌 AI 헬스케어 기업으로 발돋움

2024-05-30 06:00
대표 제품 닥터에이드, 영상 판독 등 '의사의 오른손' 역할
미국에도 진출

베트남 빈그룹이 투자한 의료AI 기술 기업 빈브레인의 대표적인 솔루션 '닥터에이드(DrAid)' 솔루션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대표 기업 빈그룹(Vingroup)이 투자한 스타트업 빈브레인(VinBrain)은 베트남의 헬스케어 산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시킨 '헬스테크'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및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세계 주요 산·학 기관들과 연구 및 사업 파트너 관계를 맺고 클라우드 기반의 AI '닥터 어시스턴트(의료 비서)' 솔루션을 개발한 빈브레인은 탄탄한 기술력을 토대로 베트남을 넘어 글로벌 AI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AI를 통한 의료 보급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3년간 AI 책임자로 일하던 쯔엉꾸옥훙(Truong Quoc Hung) 사장이 팜녓브엉(Pham Nhat Vuong) 빈그룹 회장의 요청에 부응해 베트남으로 돌아와 자본금 300억동(약 16억원)으로 시작한 빈브레인은 불과 설립 5년 만에 규모가 20배 이상 커지면서 베트남을 대표하는 헬스테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빈브레인의 대표 상품은 '닥터에이드(Dr. Aid)'라는 AI 의료 비서 솔루션이다. 이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진료하는 과정에서 AI를 통해 의료 영상 판독, 의료 정보 검색 등을 할 수 있는 '의사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닥터에이드는 CT(컴퓨터 단층촬영) 이미지에서 평균 95% 이상의 정확도로 간암 병변의 분류 및 위치를 파악하고, 흉부 X레이 판독에서는 52종의 이상 소견을 91%의 정확도로 찾아내고 있다고 빈브레인은 자랑했다.

쯔엉꾸옥훙 사장은 이른 아침부터 진료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기술이 국가 의학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고 창립 당시 생각을 전했다.
 
엔비디아 DGX A100을 사용해 결핵 진단 모델을 개발 중인 빈브레인 개발자 [사진=베트남통신사]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47억명의 사람들이 영상 판독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약 10% 환자가 오진으로 인해 사망 혹은 증상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의료 분야 인력은 제한되어 있고 단기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 해결의 열쇠는 인간의 업무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AI의 무한한 힘에 있다. 이에 의사가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빈브레인이 탄생한 것이다.

빈브레인은 영상 판독에 그치지 않고 한층 포괄적 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온라인 헬스케어 앱 'AI비케어(AIviCare)'를 만들었다. 이에 손에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전자 의료 기록을 관리할 수 있고, 의사와 연결하여 자신의 건강을 모니터링 및 관리할 수 있다. 

닥터에이드 및 AI비케어 제품 생태계를 통해 빈브레인이 원하는 것은 의사의 진료 정확성과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사회 내에서 사람들이 높은 의료 품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동 비용을 최소화하고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빈브레인은 창립 직후 코로나19가 발발한 가운데 팬데믹 기간 중 베트남 의료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코로나19용' 닥터에이드 솔루션도 만들었다. 코로나 감염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개발한 해당 솔루션은 베트남 전역 코로나19 환자들의 선별검사, 예후 및 치료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감염 위험과 감염률을 크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2023년 1월 마이크로소프트와 빈브레인 간 MOU 체결식 [사진=베트남통신사]
 
세계로 나아가는 빈브레인

빈브레인이라는 이름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빈브레인은 의료 스타트업 조사 기관 메디컬스타트업스(MedicalStartups)로부터 헬스케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AI 스타트업 및 베트남 헬스케어 분야 1위 AI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빈브레인은 베트남과 미국에서 13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21건의 수상 및 인증이 있다. 일례로 2021년에는 ACM SIGAI(미국 컴퓨터학회) 국제 AI 기술상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빈브레인은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2021년 12월 빈브레인은 미국 AI 의료 솔루션업체인 페럼헬스(Ferrum Health)를 통해 닥터에이드의 미국 시장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또한 2022년 7월에는 미얀마 파트너인 골든 자네카 퍼블릭(Golden Zaneka Public)과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2023년 7월에는 나스닥 상장 미국 병원업체 뉴텍스헬스(Nutex Health Inc.)에 닥터에이드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응급의료 및 건강검진 병원 체인으로, 그만큼 빈브레인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닥터에이드는 현재 미국과 베트남 등에서 총 180여 개 병원의 2000명 이상 의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쯔엉꾸옥훙 사장은 앞으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유럽 및 기타 시장에 (제품) 인증 신청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글로벌 주요 AI 헬스케어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