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100일…의료계 "정책 강행시 尹 의료붕괴 책임자"
2024-05-28 15:04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대위 간담회
국회에 의료인 포함 협의기구 설치 요구
국회에 의료인 포함 협의기구 설치 요구
전공의들이 대규모 사직을 시작한 지 100일을 맞은 가운데 의료계는 정부를 향해 의대 입학정원 증원 정책을 재고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이를 강행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를 붕괴시킨 책임자로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책을 1년 유예한 뒤 미래에 부족한 의사 수를 과학적으로 추계해 증원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국회를 향해선 의사를 비롯한 의료 전문가 집단이 포함된 국회 내 협의기구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실 레드팀께: 의료개혁, 이대로 좋습니까'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강희경 비대위원장과 곽재건 비대위 부위원장, 방재승 전 비대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레드팀이란 대통령실에서 조직 내 취약점을 발견해 경고하는 내부 자정 기구를 의미한다.
강 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지금은 의대 증원이 지지율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대로 강행한다면 윤 대통령은 의료계를 붕괴시킨 책임자로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올바른 의료개혁을 위해선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타협의 절차'가 중요하다"며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용기도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말했다.
곽 부위원장은 "언론에서 카데바(연구 목적으로 기증된 해부용 시신)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이는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기초의학을 가르칠 교수 수급이나 강의실 확보 등 부족한 것이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국회를 향해선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의료 전문가 집단이 포함된 국회 내 협의기구를 설치해 달라는 것이다. 최근 법원이 행정소송에서 정부 손을 들어주면서 국회가 의대 증원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에서다. 다만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의대 증원에 대해 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해 이 같은 요구가 유의미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