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 랜드마크' 기대 모았지만··· 씨드큐브 창동 1년째 "임차인 찾아요"

2024-05-21 17:21

 
씨드큐브 창동. [사진=SH공사]

서울시가 지난해 6월 말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업무·주거·상업 복합시설 '씨드큐브 창동' 오피스가 1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절반 이상 공실에 시달리며 임차인을 찾아나서고 있다. 서울 업무중심지역이 아닌 곳인데도 임대료가 인근 대비 높아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창동 1-28에 위치한 씨드큐브 창동의 업무시설은 전체 160호 가운데 현재 47%만 계약, 입주된 상태다. SH공사는 지난해 5월 25일부터 7월과 9월에 이어 올 들어서도 1~3월 여러 차례 온비드에서 임대 입찰을 진행했지만 유찰이 반복됐다. 1년 동안 175호실에 대한 입찰이 있었지만 낙찰된 건은 13호실에 그쳤다. 

SH공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도봉구는 강남구처럼 오피스 수요가 많은 지역은 아니기 때문에 업무시설 임차 수요가 빠르게 채워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도 임차 수요가 있는 업체와 접촉하며 선착순 모집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되는 오피스텔도 잔여 가구가 남아 여러 차례 추가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SH공사는 이달 초 '추가 임차인 9차 모집 공고'를 내고 특별공급 재공급 2가구, 일반공급 최초공급분 잔여가구 32가구에 대해 청약신청을 받고 있다. 청약자격 기준도 기존 '계약자 소속 가구 무주택자'에서 '계약자 본인 무주택자'로 완화했다. 최초공급 때 오피스텔 총 792가구 중 59타입은 69가구 공급됐는데, 이중 절반 정도가 1년 째 비어있는 셈이다. 

씨드큐브 창동은 서울시가 지난해 '동북권 랜드마크'를 꿈꾸며 지하 7층~지상 49층, 연면적 14만3533㎡ 규모로 조성한 곳이다. 건물은 주거용 오피스텔 792호(7~49층), 업무시설 오피스(1~16층), 상업시설(1~5층)로 구성됐다. 업무시설은 연면적 4만6209㎡로 SH공사가 창동도시재생리츠로부터 업무시설을 일괄 임대해 창업기업 등 업무시설로 제공하는 구조다. 서울시가 동북권(도봉‧노원‧성북지역) 경제기반 활력을 높일 목적으로 조성한 대규모 랜드마크 시설이지만, 막상 기업 유치가 저조해 유동인구 증가와 상권 유입 등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장에서는 지역 대비 높은 임대료가 공실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씨드큐브 창동 업무시설의 월 임대료는 계약면적 ㎡당 1만7000원 수준(관리비 별도), 전용면적 3.3㎡당 13만원 수준으로 책정돼있다. 업무시설 전용 104.2㎡(약 32평)을 임차할 경우 40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창동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단순히 신축건물이고 창동역 더블 역세권에 있는 업무시설이라는 명분만으로 사무실로 사용하기에는 비용 지출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창동역 인근 관리가 잘 된 오피스 임대료는 보통 전용 3.3㎡당 4만5000원~7만5000원 정도인 것에 비해 2~3배 이상 높고 관리비도 비싼 편이다. 강남이 아닌 창동에 기업, 창업 업무시설로 들어올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당초 의도대로 기업 입주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임대조건을 변경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H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체적으로 임차인을 모집했다면 앞으로는 다른 방식으로 공급하려고 한다"며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임대마케팅전문업체를 선정할 계획으로, 현재 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