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국전 일부 참전비, 동해·일본해 병기로 바꿨다

2024-05-16 15:35
보훈부, 공동 표기 위해 노력…4곳 변경
"나머지 10개 참전비도 병기 추진할 것"

미국 메릴랜드 한국전 참전비에 동해와 일본해가 함께 표기된 모습.[사진=국가보훈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미국 내 14개 6·25전쟁(한국전) 참전시설물 중 4개가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변경됐다. 국가보훈부가 재외공관을 통해 현지 지방정부와 한국전 참전협회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꾸준히 요구한 결과다. 보훈부는 여전히 일본해만 표기하고 있는 미국 내 한국전 참전 시설물에 대해서도 동해 병기를 추진할 방침이다.
 
16일 보훈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한국전 참전시설물은 총 14개다. 이들 14개 참전시설물은 지난해 5월 기준으로 한반도 동쪽의 바다가 동해(East Sea)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됐다.
 
이 중 메릴랜드 한국전 참전비와 오하이오 한국전 추모공원, 레이크 카운티 한국전 참전비, 카유가 카운티 한국전 참전비는 최근 1년 사이 일본해 단독 표기를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바꿨다.
 
다만 뉴욕주·호놀룰루·렌슬러 카운티·사우스캐롤라이나·캔자스·노스이스트캔자스·파인빌·아이오와·먼로 카운티·아크론 대학교에 있는 10개 한국전 참전비는 아직도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보훈부는 2010년부터 미국 내 한국전 참전비에 일본해 단독 표기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동해와 일본해 공동 표기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던 중 최근 1년 새 4개 참전시설물에서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이뤄낸 것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며 "1년 사이 4개 참전시설에서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이뤄냈으니 향후에도 여러 개가 바뀌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관련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향군인회도 한국전 참전비에 대한 동해와 일본해 공동 표기를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 하와이를 방문 중인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은 15일(현지시간) 샘 콩 하원의원 등 미국 측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 내 한국전 참전비 10곳에 동해가 병기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 회장은 17일 하와이 주정부를 방문해 호놀룰루 한국전 참전비에 대한 동해 병기를 요청하고, 이어 재향군인회 미국 서부지회와 남서부지회도 찾는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 사회를 향해 한반도 동쪽 바다에 대한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주장해 왔다. 일본 정부는 일본해 단독 표기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미국은 일본의 반대를 의식해 우리 정부의 동해와 일본해 병기 요청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미국 측이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