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號 예금보험공사, '디지털 예보' 힘준다…중장기 로드맵 마련 초읽기

2024-05-09 17:00
8억 규모 '디지털 전환' 사업, 수의계약 진행 중…연내 마무리 목표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사진=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마련에 착수했다. 지난해 ‘디지털 예보’를 선포한 데 이어 연내에 세부 추진 과제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여기엔 올해 경영 3년 차를 맞은 유재훈 사장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자리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달 ‘디지털 예보 추진을 위한 2025~2027 종합 전략계획 수립’이란 제목으로 입찰 공고를 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을 위해 수행할 구체적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총 사업 금액은 약 8억218만원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다.
 
당초 예보는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3일 제안설명회와 7일 입찰서 개봉, 가격 평가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출 마감일까지 제안서를 낸 업체가 1곳에 불과해 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 경쟁입찰 특성상 최소 2곳 이상 업체가 제안서를 내야 이후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이에 예보는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 방식을 택했다. 이미 이번에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디지털 예보 컨설팅을 맡고자 하는 업체가 한 곳이라 경쟁입찰이 불가한 만큼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한다는 의미다. 계약 방식은 달라졌지만 기존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목표다.
 
예보 관계자는 “단독 입찰이라 원칙상 유찰될 수밖에 없었고, 대신 1개 업체에 대해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기존 일정을 맞추기 위해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예보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유재훈 사장 의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유 사장은 2022년 11월 취임 당시 세 가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금융의 복합화 및 디지털화 위험에서 금융 소비자 보호’를 내걸기도 했다. 임기가 내년 11월 10일까지인 만큼 연내 신속히 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수행에 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일정대로 5월 말 계약이 성사된다면 늦어도 올해 12월 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게 된다. 종합 전략계획 수립을 위해 컨설팅 업체와 맺은 예정 계약 기간이 6개월 이내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처음 선포한 디지털 예보 추진 방향은 크게 △종합적인 예금보험 데이터베이스 구축 △금융회사 부실 가능성 예측 등을 위한 각종 모델의 통합적 운용 △스마트한 업무 환경 조성 등 세 가지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과제와 비전을 이번 컨설팅을 통해 수립한다.
 
앞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선제적인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지난해 말 정보화추진위원회를 확대 개편하고, 실무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또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 관련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자문단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