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인상' 막는다...상가 관리비 세부내역 공개 의무화

2024-05-08 11:03

정부세종청사 내 국토교통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앞으로 상가건물 임대차 계약 시 정액관리비의 주요 비목별 부과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최근 일부 임대인이 임대료 인상분을 관리비 명목으로 전가해 피해를 입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상가건물 관리비 투명화 및 임차인의 알 권리 제고를 위해 상가건물임대차표준계약서 양식을 개선했다고 8일 밝혔다.

개선된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월 10만원 이상 정액관리비의 주요 비목별 부과 내역을 세분화해 표시해야 한다. 정액이 아닌 경우는 관리비 항목과 산정방식을 명확히 기재한다.

표기 항목에는 △일반 관리비(청소비·경비비·승강기 유지비 등) △전기료 △수도료 △가스 사용료 △수선유지비 △청소비 △충당금 △기타 관리비가 포함된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차임(임차물 사용의 대가로서 지급하는 금전) 또는 보증금의 5%를 초과해 임대료를 증액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임대인이 그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차임 대신 관리비를 대폭 인상하고, 비목별 세부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임차인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민·관 합동 심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지난 4월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로서 '상가건물 임대인의 임의적 관리비 인상 방지 방안 마련'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후 국토부는 법무무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및 한국부동산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 개선 방안을 검토해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 표준계약서 개선으로 임차인이 계약 시부터 관리비의 세부 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돼 근거 없는 과도한 관리비 인상으로 인한 임차인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와 법무부는 실제 상가건물 계약 과정에서 개선된 표준계약사 사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임차인이 부당하게 피해받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상가 임대차계약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하고 임차인의 관리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