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레전드 골퍼 3인의 특색 녹아든 코스…다낭서 '굿샷' 도전
2024-05-01 06:00
닉 팔도 경의 라구나 골프 랑코…암석 등 중부 해안 자연 그대로 활용
콜린 몽고메리의 몽고메리 링크스… 포탄 떨어진 듯 깊고 넓은 벙커
루크 도널드의 바나 힐…웅장한 지형에 전략적 코스 정확한 샷 필요
콜린 몽고메리의 몽고메리 링크스… 포탄 떨어진 듯 깊고 넓은 벙커
루크 도널드의 바나 힐…웅장한 지형에 전략적 코스 정확한 샷 필요
북부인 하노이부터 중부인 다낭을 거쳐 남부인 호찌민까지 총면적은 33만㎢다.
위도 차이와 지형적 다양성으로 인해 북·중·남부 기후가 다르다. 북부는 온대 기후, 남부는 열대 기후다. 중부는 두 기후가 골고루 섞였다.
베트남 전체 인구는 약 9900만명이다. 이 중 약 2500만명이 중부(북중부·남중부·중부고원)에 거주한다.
중부를 대표하는 도시는 다낭이다. 다낭은 베트남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다. 세계 6대 해변 중 하나인 미케 해변이 위치해 휴양지로 주목받는다. 다낭 시내를 가로지르는 한강은 아름다운 야경으로 사람들 발목을 붙잡는다. 땅거미가 진 뒤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이처럼 볼거리와 놀거리가 풍성한 다낭은 하노이와 호찌민에 비해 골프 역사가 짧다. 베트남에 만들어진 80여 개 골프장 중 약 10%가 다낭에 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유명 프로골퍼들의 디자인을 앞세웠다. 다낭을 대표하는 골프장 3곳은 영국 골퍼들이 디자인했다. 각 골프장은 골퍼의 특색을 잘 녹여냈다.
팔도 경은 전 세계 프로골프 무대에서 40승 이상을 기록했다. 그중 메이저는 6승이다. 미국 마스터스와 영국 디 오픈에서 각각 3승씩을 거뒀다.
은퇴 후에는 16년간 한 방송사의 골프 해설을 맡았다. 무뚝뚝한 유머 감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꼼꼼하기도 했다. 대회장이 위치한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팔도 경은 라구나 골프 랑코에 자신의 철학과 베트남의 배경을 녹였다.
사구, 논, 관목, 암석 등 베트남 중부 해안의 자연을 그대로 이용했다. 티잉 구역 옆에는 물소들이 그늘에서 더위를 식힌다. 짚을 엮어 만든 허수아비는 베트남을 상징하는 모자인 농을 쓰고 새들을 쫓는다.
골프장 전체에 벙커가 산재해 있다. 자칫하면 벙커에 공이 들어가고 또 자칫하면 벙커로 공이 날아간다. 그린은 언듈레이션이 심하다. 구겨 놓은 골프장은 골퍼를 긴장하게 한다.
팔도 경은 "매우 독특한 골프장이다. 베트남 지형과 기후를 잘 살렸다. 견고하고 멋진 숨겨진 보석이다. 도전을 좋아하는 골퍼라면 추천한다"고 말했다.
리조트 내에는 반얀트리가 있다. 이른 오전 라운드에 이어 오후에는 스파 등을 즐기기 좋다. 풀빌라는 가족 단위 내장객을 환영한다.
전 세계에서 50승 이상을 거둔 몽고메리는 과격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다. 그러면서도 고집이 있다.
이 골프장은 영국의 링크스 코스와 하일랜드 코스, 레이크 코스를 적절히 섞었다. 벙커, 언듈레이션, 페널티 에어리어(해저드)를 조심해야 한다. 18홀 내내 포탄이 떨어진 것처럼 깊고 넓은 벙커가 자리하고 있다. 벙커 탈출 이후에도 안심할 수 없다. 바람은 종잡을 수 없고, 그린은 경도가 높다. 자칫하면 그린을 벗어난다. 그린 역시 1단이 아니다. 2~3단이 기본이다.
18홀 내내 몽고메리의 고집을 느낄 수 있다. 14번 홀을 지나는 골퍼는 클럽하우스에서 마주친 몽고메리의 등신대를 떠올린다. 환했던 미소는 비웃음이었을까.
몽고메리는 "이 골프장을 선보일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 나조차 도전해야 하는 골프장이다. 골퍼를 위한 진정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몽고메리 링크스 클럽하우스 옆에는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호텔과 빌라다. 클럽하우스에서 숙박 시설까지 도보로 2분 걸린다. 드라이빙 레인지까지도 역시 2분이다.
몽고메리 링크스에서 차로 20분을 달리면 역사적인 도시인 호이안이 나온다. 무역항이었던 이곳은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졌다. 독특한 건축 양식 등으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호이안을 가로지르는 투본강은 365일 축제 분위기다. 형형색색 등이 하늘, 땅, 강을 물들인다.
도널드가 처음으로 디자인한 골프장은 바나 힐 골프클럽(파72)이다. 다낭 시내에서 차를 타고 서쪽으로 40분 달리면 나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산 아래 언덕에 위치해 있다.
클럽하우스는 라구나 골프 랑코, 몽고메리 링크스와 다르다. 둥근 원 형태에 크고 세련됐다.
골프장은 한국의 마운틴 코스와 비슷하다. 최대 경사는 20도다. 좌와 우 도그레그가 많다. 산악 지형임에도 벙커와 해저드를 곳곳에 만들었다. 티잉 구역에서도 평지보다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다. 그래서 캐디는 다른 골프장에 비해 가장 안전한 공략 지점을 추천한다. 설계자인 도널드처럼 정확한 샷을 구사해야 한다. 몇 홀은 프랑스 레이크 코스인 르 골프 내셔널을 연상케 한다. 이 골프장에는 한국처럼 조명이 있다. 최대 오후 7시까지 플레이할 수 있다.
도널드는 "웅장한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전략적인 코스를 만들었다. 정확도가 요구된다. 도전적이고 즐겁고 흥미진진하다. 골퍼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나 힐 골프클럽에는 현재 숙박 시설이 없다. 빌라를 짓는 중이다. 18홀 증설 계획도 세웠다. 골프장을 소유한 선 그룹은 한강 근처 5성 호텔인 노보텔도 운영 중이다. 골프장에서는 약 40분 거리다.
호텔 근처에는 드래건 브리지와 한 시장이 있다. 한 시장 인근 골목에는 한국어 간판이 즐비하다. 매장 내에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점원이 있다. 귀국하기 전에 쇼핑과 피로를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