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브린의 For Another Perspective] 한국인은 나라를 사랑하는가?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이스라엘이 50년 만에 최대 규모인 36만명의 예비군을 소집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수천 명을 포함해 남녀 예비군이 생업을 중단하고 조국을 위해 전투에 참여했다.
한국인도 그렇게 할까?
이와 관련하여 내가 답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군 당국은 많은 사람들이 당국의 메시지를 무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나 역시 의구심이 든다. 나에게 무슨 증거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과 이스라엘, 두 국가를 다른 비교 측면으로 생각해 보자. 그것은 바로 '출산율'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 한국은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다. 이스라엘은 산업화된 민주주의 국가로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한국 여성이 평균 1명 미만의 자녀를 낳을 때 이스라엘 여성은 평균 3명을 낳는다. 이스라엘의 유대인, 이슬람교도, 드루즈인, 기독교인 및 종교적으로 소속이 안 된 여성(무교)들까지 모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출산율은 높다.
분명히 이스라엘인들은 그들 국가에서 자녀를 키우거나 국가를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인들도 국가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볼 때 현재 한국 사회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국인들은 이 나라가 역사적으로 심하게 매를 맞은 국가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서술한다면 그들은 나약한 귀족들이 다스리던 초라하고 보잘것없던 나라가 20세기 안으로 상투를 잡혀 질질 끌려온 것처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자신들이 놀랍게도, 또 역사를 조롱하듯이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의 조부모와 부모 세대는 21세기에 가장 존경받는 국가를 건설했다.
그런데 왜 국가를 위해 왜 싸우지 않는 것인가? 왜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인가? 우리는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이유를 듣는다. 그 이유가 때론 우울감으로 다가오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 구석도 있다.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것으로 권리, 보조금, 재정적 인센티브가 있는데 이들은 정부가 시민들을 위해 제공해야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논란 자체가 문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내가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나라를 사랑하는 것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존 F 케네디의 말을 빌리자면 '조국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
첫 번째의 사랑을 보자. 우린 해외 여행을 할 때 자랑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에 조국을 사랑할 수도 있다. 또한 어떤 무엇이 내 삶을 편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을 믿을 자유가 있고, 불평하고 거부할 자유가 있으며, 같은 생각을 가진 불평하는 사람들과 방해받지 않고 모여서 술에 취할 자유가 있다. 나는 커피, 크루아상, 초콜릿, 김치찌개, 고급 와인은 물론이고 교육, 좋은 의료, 좋은 일자리, 저렴한 주택을 누릴 수 있다.
내가 칼럼을 기고하는 이 신문은 외국어판이 있는데 독자중에는 현실적으로 이와 같은 혜택이 전혀 없는 나라에 살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 유형의 사랑이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라를 사랑한다. 나라는 나를 필요로 한다. 나라의 문제들은 나에게 목적을 제공한다. 또 나의 기여는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도 있다. 내가 태어나고 성장한 곳을 위해 나를 희생할 가치는 충분하다.
이러한 사랑은 강요할 수 없다. 당신의 자녀, 가족, 친구, 그리고 당신이 알지 못하는 5000만명을 위해 더 큰 이익을 위해 희생할 가치가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를 위해 싸우려는 의지와 자녀를 갖겠다는 의지를 측정하는 것은 아마도 서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둘 다 희생을 수반한다. 군인들은 목숨을 건다. 부모는 영구적으로 자신의 삶을 두 번째 순위에 둔다.
물론 이러한 의지들을 완전히 볼 수 없다고 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헬조선이라고 하지만 이 나라는 북한이 아니다. 우리는 노예도 포로도 아니다. 그러나 군대에 대한 경멸, 노키즈존 레스토랑에 대한 온라인 박수 등 이기심을 조장하고 이타심을 인기 없게 만드는 논쟁은 만연하다. 그러나 나는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겐 좋은 경험이 없어 나타난 결과이다. 최근까지 이곳의 삶은 힘들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큰 문제가 없는데도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세상사가 끔찍하고 힘들다는 것을 자꾸 상기시킨다. 때때로 우리는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있는 이곳은 여전히 나의 조국이며 나는 여전히 나의 조국을 사랑한다고.
(번역=황민하 인턴기자)
[필자 약력]
마이클 브린은 현재 글로벌 PR 컨설팅 회사인 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스 CEO다. '가디언'과 '더 타임스' 한국 주재 특파원, 북한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는 컨설턴트, 주한 외신기자클럽 대표를 역임했다. 가장 최근에 출간한 <한국인을 말한다>를 포함해 한국 관련 저서 네 권을 집필했다. 1982년 처음 한국에 왔으며 서울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