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전이 에너지·조선업계 호재로...전력 수요 급증에 매출 증가 기대감

2024-04-23 00:05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인공지능(AI) 발전의 가속화가 글로벌 에너지 산업은 물론 국내 기업에도 큰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관련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부족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에너지 확보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에서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22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크립토(Crypto)·AI의 예상 전력소비량은 800TWh(테라와트시)로 2022년 460TWh와 비교해 74%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3%가 위치한 미국에서는 2026년 전체 전력수요의 6%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자원확보 경쟁으로 이어졌다. 특히 고금리와 중국산 배제 현안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신재생에너지보다는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중이다.
 
엑손모빌(ExxonMobil)은 2030년까지 LNG(액화천연가스) 포트폴리오를 연간 4000만톤(t)으로, 현재의 두 배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 가스생산량 목표치를 당초 2021년 대비 50% 증가에서 60%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해외 LNG투자 일환으로 미드오션 에너지(MidOcean Energy)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기도 했다.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 1위 업체인 EQT는 지난달 파이프라인 업체 에퀴트랜스 미드스트림(Equitrans Midstream)을 55억 달러(약 7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탄소중립 가이드라인을 따르면서도 위험요소가 적은 LNG 투자를 확대해 향후 증가할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SK그룹이 LNG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SK그룹의 가스전력 계열사 SK E&S는 핵심 사업인 인도네시아 가스전 공급 계약이 2026년 만료를 앞두고 호주에서 가스전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53억 호주달러(약 4조6300억원)가 투입됐으며,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연간 130t에 달하는 LNG가 생산 가능하다.
 
국내 LPG(액화석유가스) 1, 2위인 SK가스와 E1도 LNG로 눈을 돌렸다.
 
SK가스는 이달부터 LPG·LNG 복합발전소인 ‘울산 GPS’ 시범가동에 돌입했으며, 한국석유공사와 합작해 2020년 7월 LNG 저장시설이 올해 6월에는 완공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와 SK가스가 합작해 2020년 7월 착공, 지난해 12월 석유 저장시설이 완공됐다.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은 올 6월 완공 예정이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SK가스는 내년 LNG 부문 목표 이익을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3035억원보다 약 2000억원 증가한 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E1은 최근 칼리스타캐피털·메리츠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평택에너지서비스·김천에너지서비스·전북집단에너지 등 발전소 3곳 매각 협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LNG 복합화력발전소 운영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적인 LNG 개발 열풍은 국내 조선업계의 이익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500번째 LNG운반선을 수출한 조선업계는 글로벌 1위 기술력을 토대로 내년까지 LNG운반선 수주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가스전 개발은 곧 LNG 발주를 의미한다”며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이 천연가스에 집중하는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 수주도 늘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한국의 기술력이 중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